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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2장

“지훈오빠.” 끼익. 그 한마디에 하지훈은 갑자기 브레이크를 밟았다. 앞으로 쏠려 나가는 몸을 다시 바로 잡으려고 난 손을 앞으로 내밀며 막았다. 놀란 심장을 가라앉히면서 난 하지훈을 쳐다보았다. “갑자기 왜 세워?” 다행히도 골목거리라 지나가는 차들은 없었다. 그는 핸들은 꽉 잡은 채 어색한 얼굴로 답했다. “너야말로 갑자기 뭐야?” ‘음...’ 하지훈의 물음에 난 바로 정신이 들었다. 목청에서 쥐어짜 낸 듯한 목소리로 ‘지훈오빠’라고 불렀다.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가 머릿속을 맴돌았다. 갑자기 정신이 나간 것 같았다. 고청하를 좋아하니까 그녀의 부름에도 달게 응해줬던 것이었지 내가 흉내 낼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거봐, 얼마나 기분 나빴으면 브레이크까지 밟았을까.’ “별일 없으면 부르지 마, 운전에 방해되잖아.” 하지훈의 말에 얼굴이 달아오르는 것 같았다. 기분이 침울해졌다. “청하 씨는 운전 중에 이렇게 불러도 되고?” “청하는 너랑 달라.” ‘허!’ 난 사늘하게 실소를 뱉었다. ‘고청하랑 다르다고?’ ‘나 같은 건 벙어리처럼 가만히 있어 주면, 그만이고 애인은 뭘 하든 다 좋다는 건가?’ “심심하면 잠깐 쉬고 있어. 조용히 아무 기척도 내지 말고.” 난 다시 옆으로 머리를 돌렸다. 순간 눈시울이 시큼해 났다. ‘업무 외에는 다시는 말을 섞지 않을 거야.’ 하지만 하지훈은 한참이 지나도록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난 짧게 한숨을 내쉬고 애써 감정을 감추며 담담히 물었다. “하 대표님, 다른 지시라도 있으신가요?” 하지훈은 아무 말 없이 그저 쳐다보기만 했다. 그의 눈빛은 나를 착각하게 할 만큼 많은 감정이 담겨있었다. 지금처럼 마치도 날 삼켜버릴 것처럼. 그러더니 그가 갑자기 내 앞으로 얼굴을 내밀면서 피식 웃었다. “잠자리에서 그렇게 불러주지? 엄청 야할 것 같은데.” 남자의 조롱에 난 머리를 획 돌려 대화를 거부했다. 그 야릇한 눈빛은 내 착각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날 놀리고 나서 기분 전환이 되었는지 하지훈은 웃으며 시동을 걸고 다시 출발했다. 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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