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7장
육승현은 멈칫하더니 한참 후에야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래, 알았어.”
말을 하면서 그는 고청하가 내민 수프를 받은 후 내 앞에 놓아주었다.
나는 고청하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고마워요. 굳이 절 위해 수프까지 따로 떠주고 말이에요. 이따가 그릇 싹싹 비워드릴게요.”
고청하는 순간 분노가 서린 눈빛으로 나를 보다가 빠르게 갈무리했다.
한참 후 그녀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영 씨는 정말로 행복한 사람 같아요. 승현 오빠처럼 세심한 사람이 아영 씨 곁에 있잖아요.”
육승현은 눈썹을 꿈틀거리며 하지훈을 힐끗 보며 일부러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고청하는 계속 말을 이었다.
“아영 씨, 승현 오빠랑 언제 결혼할 생각이에요? 결혼식 때 저랑 지훈 오빠 부르는 거 잊으면 안 돼요. 알겠죠?”
비록 고청하의 목소리는 아주 부드러웠지만 이상하게도 귀에 거슬리며 짜증이 나게 했다.
나는 고개를 들어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하하, 이젠 음식마저도 청하 씨 입을 막지 못하나 봐요.”
바로 연약한 척 연기할 줄 알았던 고청하는 부드러운 미소를 내게 지었다.
“아이참, 아영 씨, 뭘 그렇게 부끄러워하는 거예요? 솔직하게 말해주세요. 아영 씨랑 승현 오빠는 언제 결혼해요? 저 너무 기대돼요!”
나는 짜증스럽게 육승현을 보았다. 육승현이 몇 마디로 고청하의 입을 막아버리길 바라면서.
그런데 육승현은 못 들은 것처럼 담담하게 음식을 집어 먹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를 때려보았다. 정말이지 중요한 순간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고청하는 여전히 이것저것 캐물었다.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었다.
결국 짜증이 난 나는 고개를 들어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한테 그런 질문을 할 바엔 차라리 청하 씨 지훈 오빠에게 물어보는 건 어때요. 청하 씨의 오빠가 절 놓아주긴 하겠대요?”
고청하는 눈알을 돌리더니 다시 나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그럼, 만약 지훈 오빠가 아영 씨를 놓아주면 바로 승현 오빠랑 결혼할 거예요?”
나는 입을 벙긋거리며 대답하려던 때 하지훈이 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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