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5장
나는 저도 모르게 표정이 일그러졌다.
‘하루라도 안 건드리면 몸에 가시가 돋나? 왜 매번 나한테 지랄이야.’
나는 몸을 옆으로 돌리며 장민지에게 말했다.
“음식이 꽤 잘 나오네요. 불맛이 배어있어서 그런지 입에 엄청 잘 맞아요.”
장민지는 어색한 웃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곧이어 비아냥거리는 하지훈의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무식해서 뭐가 좋고 나쁜지를 모르네. 쟤는 길바닥에 나앉아서 굶어 죽는다고 해도 불쌍할게 하나 없는 사람이야.
‘참나, 내가 언제 불쌍하게 여겨달라고 했어?’
어이가 없었지만 상대하고 싶지 않아 가볍게 무시하고 묵묵히 밥을 먹었다.
그들에게 신경 끄면 되는 나와 달리 장민지는 이 자리가 너무 불편한지 깨작깨작 음식을 먹고 있었다. 눈치를 살피며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 절제하고 있는 그녀가 가엾게 느껴졌다.
닭다리도 그냥 먹는 게 아니라 젓가락으로 잘게 뜯어낸 후에 한입씩 먹으니 보는 사람마저 답답해 죽을 지경이다.
음식이 바닥을 보인 나와 달리 장민지는 아직 반도 못 먹었다.
하지훈 쪽을 힐끗 쳐다보니 그들이 시킨 음식도 어느덧 다 나왔다.
불과 30분 만에 7, 8가지의 음식이 차려졌다.
주방 셰프들은 행여나 미움을 살까 봐 한시도 그들에게 눈을 떼지 않았다.
장민지는 부러운 기색이 역력한 채로 그들을 쳐다봤다.
그 모습에 나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부러워하지 마요. 이번달 월급 받으면 제가 한턱 쏠게요. 우리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정말요?”
장민지는 감동받았다.
“정말요? 아이가 있어서 그런지 나한테 쓸 돈이 없더라고요. 맛있는 거 먹으러 간 게 언제인지 기억도 가물가물하네요.”
“정말이에요. 월급날에 같이 가요.”
장민지는 눈물을 글썽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식당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인지 임신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접시에 잠긴 음식을 다 먹어도 여전히 배가 고팠다.
그래서 식판을 들고 가서 음식을 조금 더 받아왔다.
장민지는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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