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4장
그러나 하지훈을 보고선 재빨리 손을 거두었다.
나는 서둘러 장민지를 향해 걸어갔다.
장민지는 몸집이 좀 있는 편이라 단번에 사람들 사이를 비집었다. 순식간에 그녀는 식판 두 개를 들고 나오더니 나를 창구로 끌고 가서 줄을 섰다.
그러고선 하지훈이 서있는 쪽을 힐끗 쳐다보며 나에게 속삭였다.
“대표님이 왜 사내식당에서 밥 먹어요?”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밖에 음식이 질렸나보죠.”
장민지는 당황한 듯 얼굴을 비벼댔다.
“아까 아영 씨랑 얘기한 걸 다 들었겠죠? 이제 어떡해요. 이러다가 저 잘리는 거 아니에요?”
“그럴 리가요. 정말 해고하려고 했다면 방금 그 자리에서 얘기했을 거예요.”
“아...”
장민지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다행이네요. 정말 식겁했다니까요?”
그녀는 또다시 하지훈 쪽을 쳐다보더니 갑자기 부러워하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부럽네요. 청하 씨 봐봐요. 아무것도 안 하고 가만히 저 자리에 앉아있어도 챙겨주는 사람이 있잖아요. 우리처럼 이렇게 줄설 필요도 없고... 어이없는 게 뭔지 알아요? 우린 일인당 메뉴 세 가지밖에 못 골라요.”
장민지의 시선을 따라가 보니 창가 자리에 앉아있는 고청하와 하지훈의 모습이 보였고 주방 셰프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밖으로 나와 그들을 접대했다.
고청하는 메뉴판을 받아 들고 자연스럽게 주문하고 있었다.
가느다란 목을 치켜올린 도도한 자태는 고귀하고 우아한 백조 한 마리처럼 아름다웠다.
그에 비해 일반 직원들은 점심 한 끼를 먹기 위해 저마다 식판을 손에 들고 줄을 선 이 현실이 비참하기도 하다. 여유롭게 메뉴판을 보고 있는 고청하와 달리 직원들은 인당 세 개밖에 못 고르는 음식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장민지가 고청하를 부러워하는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장민지는 한숨을 내쉬었다.
“청하 씨는 팔자가 참 좋네요. 어디 잘 나가는 집안 출신도 아닌데 어떻게 운 좋게 대표님의 눈에 들었는지...”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하잖아요. 부러워할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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