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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장

나는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하지훈은 왜 항상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걸까? 만약 다른 남자가 있었다면 그 남자에게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했지, 미친 듯이 밤을 보내진 않았을 것이다. 나는 아직도 대표실 책상에 누워 있었다. 가슴 쪽 단추 몇 개가 풀려 속옷이 반쯤 드러난 상태였다. 얼른 이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하지훈은 내 어깨를 강하게 내리누르며 여전히 날카롭게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말해. 만약 다른 남자가 있었다면 넌 내가 필요하지 않았겠지?” “하지훈, 그만 좀 해. 제발.” 나는 지친 눈으로 하지훈을 바라보았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지훈을 만족시키고 나를 놔줄까? 하지훈의 감정은 점점 헤아릴 수 없었다. 그는 고개를 약간 숙이며 나에게 다가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정신이 멀쩡하잖아. 솔직하게 말해. 그때 만약 널 구한 사람이 하석훈이었다면 넌 하석훈에게도 간절하게 말하고 도움을 청했겠지?” 또 하석훈과 비교하고 있었다. 대체 왜 이러는 걸까? 그 질문에 답하기 참 어려웠다. 만약 내가 ‘그렇다’고 대답하면 하지훈은 틀림없이 미쳐 날뛰며 나를 강제로라도 이곳에서 범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부인하면 결국 내가 하지훈을 좋아하고 그만 원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 된다. 그때는 또 그걸로 내 마음을 비웃고 조롱할지도 모른다. 나는 아직도 하지훈이 왜 이토록 내가 그를 좋아하는지 확인하고 싶어 안달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내 마음을 확인하고 그걸 빌미로 나를 더 괴롭히려는 걸까? 아니면 그저 나를 가지고 놀고 싶은 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머릿속이 혼란스럽기만 했다. 하지훈의 마음을 전혀 알 수 없었고 무엇보다 그를 화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하지훈에 대한 내 감정을 인정하고 그가 비웃더라도 더 자극하지 않아 일이 커지지 않게 하는 게 최선이었다. 아무튼 지금은 하지훈을 진정시키는 게 가장 중요했다. 차분하게 내 마음을 전하며 그를 달래야 한다. 나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그날 밤 나를 구한 사람이 누구였든지, 난 오직 너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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