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8장

“그러게, 대표님이 본사로 보내려는 건 아마 사람 꼬시는 재주를 높이 산 거겠지. 미인계로 고객을 꼬드겨서 거래 성사시키려고 말이야. 대표님이 진짜 자기를 마음에 두고 있는 줄 아나 봐.” “맞아, 맞아. 더럽게 몸이나 굴려서 올라가 놓고는 뭘 그리 잘났다고 저래?” 대부분의 동료들이 나를 비웃으며 조롱했다. 그 비웃음 속에는 질투가 진하게 배어 있었다. 역시 사람은 다 똑같다. 자신이 얻지 못한 것을 다른 사람이 얻으면 그것을 헐뜯으면서도 마음속으로는 시기한다. 나는 그들을 쳐다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그래요, 저는 내세울 것도 없지만 제가 원하지도 않는 이 기회를 여러분은 아무리 애써도 얻지 못한다는 게 현실이잖아요.” “흥, 안 원한다니? 여우짓해 놓고 지금 와서 고상한 척하는 거 역겹지도 않나?” “그러니까, 이미 대표님 꼬셔 놓고는 이제 와서 뭘 잘난 척이야?” 두 명의 여자 동료가 나를 질투 어린 눈빛으로 비웃으며 말했다. 이제 몸도 마음도 피곤해 그들과 싸울 기운도 없었다. 어차피 다 지나가는 사람들일 뿐 굳이 엮일 필요가 없었다. 나는 그들을 무시한 채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나를 향해 조롱을 멈추지 않았다. 이때 이창민이 말했다. “됐어요, 됐어. 그만들 해요. 저러다 진짜 쓰러지기라도 하면 어쩔 건데요? 대표님이 우리한테 화낼 수도 있어요.” “쳇, 안 해요.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라고 호들갑이에요.” 그제야 동료들은 흥미를 잃은 듯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나는 피곤한 몸을 의자에 기댔다. 하지훈의 그 냉혹하고 잔인했던 모습이 떠올랐다. 이제 더는 피할 수도, 도망칠 수도 없겠지. 언젠가는 하지훈이 정말 내 다리를 부러뜨려 도망가지 못하게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나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훈은 언제나 자신의 뜻대로만 행동하는 사람이었다. 분명 나를 더 이상 찾지 않겠다고 했으면서 이번에는 왜 또 말을 바꾼 걸까. 하지훈, 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세상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