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0장

하지훈이 나를 밀어내며 인상을 찌푸렸다. “너...” “아까... 강재민네 모자가 나한테 로히프놀을 먹인 것 같아. 나... 나 너무 힘들어...” 하지훈은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하지훈의 표정에는 분노를 억누르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나지막하고 단호하게 말했다. “뭐가 들어있는지도 모르는 걸 준다고 그냥 먹었어? 만약 그게 치사량의 독극물이었으면 어쩔 뻔했어? 넌 왜 항상 이렇게, 아무에게나 경계심이 없냐고! 도아영, 정말이지 네가 이렇게 된 것도 전부 네 잘못이야!” 그의 소리치는 목소리에 나는 울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았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나는 그의 셔츠 단추와 벨트를 서둘러 풀어 헤치려 했지만, 단추를 두 개 정도 푸는 순간 하지훈이 내 손을 단단히 붙잡고 막았다.그의 눈에는 깊은 실망과 분노가 서려 있었다. “네가 그랬잖아. 다시는 나랑 엮이고 싶지 않다고! 만약 오늘 온 사람이 하석훈이거나 고준성이거나 육승현이었어도, 너는 이렇게 그들에게 도와달라고 했겠지?” 나는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절대 아니야!” 몸이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내 마음은 분명했다. 하지훈이 아니면 안 됐다. 오직 그만을 원했다. 그러나 그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너무도 차갑고, 그의 눈썹 사이에는 냉혹한 분노만이 가득했다. ‘그래서 너는 날 도와주지 않겠다는 거지... 그런 거지...’ 하지훈은 나를 밀어낼 것이 뻔했다. 그가 전에 말했던 대로라면 내가 옷을 다 벗고 유혹한다고 해도 관심조차 주지 않을 거였다. 하지훈은 나를 도울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내가 왜 이렇게까지 그에게 매달리고 있는 걸까. 흐트러진 정신을 애써 추슬러 보며 나는 힘겹게 손을 빼고는 무릎을 구부려 스스로를 껴안았다. “나가... 나가줘.” “도아영!” “나가라고!” 나는 울며 그에게 소리쳤다. “나가. 네가 나를 불쌍히 여기는 것도 싫고, 너에게 이런 모습 보이는 것도 싫어. 나가!” 하지훈은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그는 일어나 나를 차갑게 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