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4장
정순자는 눈치를 살피다가 말했다.
“그래! 지난번 너희 회사 대표를 꼬셔보려고 했던 건 내 실수였어.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 보면, 나도 너를 도운 셈 아닌가? 내가 먼저 대주주에게 접근해 봤으니 너는 괜히 경호원한테 쫓겨나는 일도 없었잖아. 오늘은 네가 아무것도 안 했는데도 대주주가 너를 하루 종일 곤란하게 했다면서? 만약 그때 네가 먼저 나서서 끼를 부렸다면, 그렇게 간단히 끝났겠어?”
나는 비웃음이 새어 나왔다.
내가 살면서 제일 증오하는 부류가 바로 정순자처럼 자기 잘못을 남 탓으로 돌리고, 멋대로 자기 편한 대로만 해석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명백한 잘못을 저지르고도 오히려 나를 도운 것처럼 억지를 부리는 모습이 참 어이없었다. 더 대화해봐야 의미 없겠다는 생각이 든 나는 차분하게 말했다.
“아주머니, 오늘은 너무 피곤하니까 돌아가세요. 앞으로 아주머니나 강재민 오빠도 제 방에 오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저에게 정말 스트레스거든요.”
내가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정순자는 의외로 화를 내지 않았고, 오히려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래. 네가 피곤해 보여서 이만 돌아가 볼게. 걱정하지 마라. 이제 나랑 우리 재민이는 절대 너한테 귀찮게 안 할 거야. 우리 재민이가 복이 없는 거지...”
그녀가 일어서는 걸 보며 안도하며, 나는 문까지 따라가 배웅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도라지 대추차가 눈에 들어와 얼른 들어서 그녀에게 건넸다.
“아주머니, 이 차도 챙겨 가세요.”
정순자가 나를 보며 말했다.
“아이고, 내가 이걸 왜 가져왔겠니? 너 마시라고 가져온 거니까 그냥 마셔봐라. 집에 가져가면 그놈이 또 한 소리 할 테니.”
나는 고개를 저으며 거절했다. 그러자 정순자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영아, 제발 마셔줘. 우리가 이렇게 오래 알고 지낸 사이인데, 마지막 정이라 생각하고 마셔주면 좋겠어. 이거만 마시면 나랑 강재민이는 다시는 널 귀찮게 안 할게.”
나는 속으로 짜증이 났다.
‘뭐야, 이거 안 마시면 안 갈 작정인가?’
정순자는 여전히 온화한 표정으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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