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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장

하지훈은 의자에 기대어 나를 보며 비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못 들었어? 네 남자 친구가 사과하라잖아. 넌 그냥 서 있기만 할 거야?” 하지훈의 말에 강재민은 내 등을 살짝 밀었다. 하지훈은 더욱 흥미롭다는 듯이 나를 내려다보더니 느릿하게 일어나 내 앞으로 다가왔다. 그의 깊은 눈동자에 차가운 기운과 함께 분노와 비웃음이 섞여 있었다. 나는 본능적으로 물러서려 했지만, 발이 땅에 붙은 듯 움직이지 않았다.하지훈이 갑자기 내 귀가에 가까이 다가와 나지막이 속삭였다. “만약 네 남자 친구에게 너와의 하룻밤을 허락해 달라고 하면, 들어줄까?” “그만해!” 나는 전력을 다해 그를 밀어내며 외쳤다. “몇 번을 말해야 해? 강재민 씨는 내 남자 친구가 아니라고! 도대체 왜 이렇게 날 귀찮게 구는 건데?” “내가... 귀찮게 했다고?” 하지훈은 비웃는 듯 웃음을 터뜨리며 표정을 굳혔다. 그 순간, 식당 문 쪽에서 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도아영 씨! 지금 뭐 하는 겁니까?” 뒤돌아보니, 자료팀 팀장과 이창민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창민은 나를 혐오스럽게 바라보았다. “아침부터 왜 출근 안 하나 했더니, 또 여기서 대표님을 유혹하고 있었나 보네요?” “대표님?” 공사장 작업 동료들과 강재민이 동시에 놀라며 하지훈을 쳐다봤다. 강재민은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놀란 눈으로 한참 동안 하지훈을 바라봤다. 하지훈은 그들의 반응을 무시한 채 냉랭한 시선을 나에게 고정하고 있었다. 주 팀장은 내 팔을 잡아당기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도아영 씨!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대표님을 이렇게 자꾸 곤란하게 하는 겁니까? 내가 얼마나 어렵게 대표님께 사과드릴 기회를 잡았는지 알아요? 아무것도 모르면서 또 사고를 쳐요?” 주 팀장은 화가 나 말을 잇지 못했고, 이창민 역시 분노에 찬 눈으로 나를 쏘아보며 말했다. “지난번 경고도 부족했나 보네요. 이렇게 부끄러운 줄 모르고 대표님께 매달리다니... 얼굴에 철판이라도 깐 거예요?” 나는 억울한 마음에 나지막하게 말했다. “저는... 그런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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