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장

“담배 피우고 가려고 했어.” 예전에 나의 앞에서 담배를 피운 적이 없었는데 지금은 늘 담배 피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것은 담배 중독이 심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감정과 욕망을 참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으나 담배 중독은 어떻게 참았는지 나는 궁금해졌다. 그는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담배를 낀 손을 핸들에 가볍게 얹었다. 편하게 앉아 앞을 바라보며 얇은 입술에서 담배 연기를 뿜어내는 하지훈을 보면 섹시한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생각에 침을 꼴깍 삼키며 시선을 돌릴 때 하지훈의 음산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려!” 가슴이 섬뜩해진 나는 영문도 모른 채 그를 바라봤다. 하지훈은 나를 보지도 않았고 안색은 여전히 차가웠다. “누가 너더러 차에 타라고 했어? 내려가!” ‘이건...’ 나는 하지훈이 ‘담배를 피우고 간다’라는 말은 나를 기다리는 핑계인 줄 알았다. 담배를 피우면 운전도 하지 못하는 건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눈치껏 차 문을 열고 내리려 했다. 하지만 이때 그는 또 갑자기 나를 확 잡아당겼는데 힘이 너무 세서 나는 의자 등받이에 부딪혀 머리가 아찔해졌다. 남자의 숨결이 다가오더니 곧 나에게 키스했다. 옅은 담배 냄새가 나는 이 키스는 열정적이고 난폭했으며 포악스러웠다. 세찬 키스에 입술이 닿은 나는 아픔을 참지 못하고 그를 밀쳤다. 그는 그제야 나를 놓아주며 냉랭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내 경고와 벌은 너에게 아무런 쓸모가 없는 것 같아. 어쩐지 매일 히죽거리며 내가 언제 돌아가는지 묻더라니, 알고 보니 내가 없는 틈을 타 하석훈을 만나기 위해서였어.” “아니야. 나는 원래 나와서 만날 생각이 없었어.” 하지훈은 코웃음을 쳤다. “넌 그래도 만나러 나왔잖아?” 헉! 설명해도 믿어주지 않으니 나는 아예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훈은 갑자기 나의 턱을 움켜쥐었는데 힘을 너무 주어 매우 아팠다. 이 장면은 신혼 반 내가 이렇게 그의 턱을 잡고 모욕을 주던 일이 생각나게 했다. 나는 그때 힘껏 그의 턱을 쥐고 말했다. “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