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9장
나는 하지훈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 대표님, 먼저 한 잔 올리겠습니다.”
말을 마치자마자 술병을 들어 그의 잔에 따르려 했지만 하지훈이 갑자기 손을 들어 잔 위를 가리며 하석훈과 고준성을 보며 비웃었다.
“술 따르는 게 능력이라고? 그게 너희가 말하는 실력이야? 그럼 너희 회사는 정말 인재가 없나 보지?”
하석훈이 뭔가 말하려는 찰나 고준성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고객에게 술을 따르고 예의를 갖추는 건 기본 아니겠습니까? 하 대표님, 아영 씨에게 너무 가혹하게 굴고 있는 거 아닌가요?”
하지훈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잠시 바라보다가 결국 손을 내리고 가볍게 웃어 보였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의 잔에 술을 가득 따르고 이어 내 잔에도 술을 따르며 말했다.
“하 대표님, 제가 올리는 첫 잔입니다.”
이번에는 아무 말 없이 하지훈은 잔을 들어 내 잔과 부딪힌 뒤 한 번에 술을 비워냈다.
적어도 이 첫 잔은 거부하지 않았다. 그나마 내 체면을 살려준 것 같았다.
이어 장 대표님과 진 대표님께도 술을 따르자 하지훈이 마신 것을 본 그들도 더 이상 딱히 거부할 명분이 없었는지 얌전히 잔을 들었다.
자리로 돌아와 나는 웃으며 말했다.
“이번 투자 미팅은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에 우리 회사의 두 대표님도 모두 참석하셨습니다. 아까 제 존재가 불편하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가 여러분에게 어떤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지 한번 들어보신 후에 결정을 내리시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겠습니까? 다 같이 모여서 식사도 하고 좋은 시간 보낸다고 생각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장 대표와 진 대표는 하지훈을 힐끗 쳐다보더니 그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그저 코웃음을 치며 자리에 앉았다.
나는 그들이 크게 반감을 갖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미리 준비해 둔 프로젝트 자료를 꺼내 그들에게 나눠 주었다. 하지만 예상대로 그들은 자료를 펼쳐보지도 않고 그저 무성의하게 옆에 놓아둘 뿐이었다.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미소를 띤 채 이 프로젝트의 장점과 투자 이후 얻게 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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