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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장

핸드폰 넘어, 또 무거운 숨소리가 들려왔다. 하지훈이 겨우 분노를 참고 있는 게 나에게 선명하게 전해졌다. 난 속상해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훈, 그만 화 풀어. 전에 내가 너한테 못되게 군 걸 알아. 그래서 복수하고 싶은 네 마음도 충분히 이해해. 하지만 싫어하는 사람을 옆에 두고 괴롭히는 것도 너에게 괴로운 일 아니야? 날 용서해달라고 하지 않을게. 그러니 제발 너 스스로를 위해 고청하 씨랑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어. 난 가진 게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라 네가 복수를 하지 않아도 스스로 벌을 받고 있어. 그러니까 제발 나도, 너도 이만 놔줘.” “널 놔달라고?” 하지훈이 갑자기 이상할 정도로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널 놔주면 누가 날 봐줘?” 그리고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나를 위해 너를 놓아달라고 하는 것도 사실은 하석훈이랑 잘되려고 수작 부리는 거 아니야? 도아영, 차라리 솔직해져 봐. 하석훈이랑 잘되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해. 괜히 고상한 척 굴지 말고.” 하석훈이 다시 거론되자 난 무기력함을 느꼈다. “왜 자꾸 하석훈을 말하는 거야? 난 그 별장을 떠나 홀로 잘 지내고 싶은 마음뿐이야. 절대 다른 사람과 함께 지내지도 않으니 그런 망상은 이만 접어둬.” “허...” 하지훈은 여전히 내 말을 믿지 않았다. 내가 아무리 변해도 하지훈은 뼛속까지 날 무시했다. 그리고 하지훈이 이렇게 말했다. “부잣집 딸로 태어난 네가 가난하고 부족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넌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대체 뭐로 살 건데? 안 그래?” 하! 하지훈이 생각하는 나는 남자에게 빌붙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인 모양이었다. 너무 화가 나 웃음만 나왔고 나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고 불쌍했다. 하지훈은 애초에 날 인정한 적이 없었다. 결혼 3년 동안 내가 원하는 대로 복종하느라 참 고생이 많았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무슨 정신력이면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온갖 구박을 당하고 친절하게 굴 수 있었던 걸까? 난 작게 심호흡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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