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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네가 한 거야?

방금 전 온천관 샤워실에서 묻은 바디워시와 똑같은 향이었다. 그런데 왜 그의 욕시에서 똑같은 향이 느껴지는 걸까? 설마... 윤슬이 실수로 바디워시를 쏟은 게 아니었나? 마지막으로 호텔 샤워실을 사용한 건 고유나였다. 설마 고유나가... 샤워 가운을 잡은 부시혁의 손에 힘이 들어가고 고유나가 욕실에 배치한 바디워시가 눈에 들어왔다. 며칠 전 새로 산 바디워시가 반도 남아있지 않았다. 모든 퍼즐 조각이 맞춰지는 느낌과 함께 윤슬이 누구 때문에 다쳤는지 확신이 든 부시혁은 샤워 가운을 내팽겨치고 욕실을 나섰다. 한편, 소파에 앉아 왕수란과 통화 중이던 고유나는 인기척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부시혁의 차가운 표정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애써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벌써 다 씻은 거야?” 뭐야? 왜 그런 눈빛으로 날 보는 거야? “유나야, 갑자기 왜 아무 말도 안 하는 거야?” 수화기 저편, 왕수란이 의아한 듯 물었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고유나가 공손하게 대답했다. “아, 아니에요. 어머님, 시간이 많이 늦었어요. 오늘은 일찍 주무세요. 내일 다시 얘기해요.” 전화를 끊은 고유나는 부시혁을 향해 다가갔다. 하지만 점점 더 뚜렷하게 느껴지는 부시혁의 차가운 눈빛에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었다. 불안감에 가슴이 쿵쾅댔지만 애써 침착한 말투로 물었다. “시혁아, 갑자기 왜 그래?” 고유나는 자연스럽게 부시혁의 허리를 안으려 했지만 부시혁은 여전히 차가운 눈빛과 함께 한 발 뒤로 물러섰다. 중심을 잃고 비틀거리던 고유나는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부시혁을 바라보았다. “시혁아...” “윤슬이 샤워실에서 넘어진 거 네가 한 거야?” 고유나의 말을 끊어버린 부시혁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부시혁의 말에 고유나의 눈빛이 급격히 흔들렸다. 왜? 왜 날 의심하는 거지? 하지만 지금은 이유 따위를 고민할 때가 아니었다. 고유나는 다급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왜 내가 그런 짓을 해.” 부시혁의 갑작스러운 오해가 불편하다는 듯 고유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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