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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반지는 그가 산 것이다

옷방에 들어간 후 부시혁은 곧장 손목시계, 커프스 단추, 넥타이핀 등 사치품을 보관하는 진열대 앞으로 걸어가고 케이스를 진열대의 빈칸에 넣었다. 그리고 돌아서 나갈 준비를 했다. 하지만 갑자기 무엇이 생각났는지 서랍을 열고 바로 다른 검은색 벨벳 케이스를 꺼냈다. 케이스는 크지 않았고 손바닥만 한 크기였다. 부시혁은 한 손으로 케이스를 열었고, 안에 있는 액세서리가 드러났다, 반지 두 개었다. 큰 반지와 작은 반지, 그것은 남자 반지와 여자 반지였다, 바로 그와 윤슬의 결혼반지이다. 부시혁은 두 반지를 보고 눈에는 한 줄기 어둠이 스쳤다. 뒤이어 그중 한 개의 반지를 뒤집어 안쪽에 있는 부씨의 토템을 보고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윤슬은 줄곧 그들의 결혼반지를 그녀가 산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았다. 이 결혼반지는 모두 부시혁이 돈을 내고 산 것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다만 그녀가 모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두 반지에는 부씨 토템이 있었다. 6년 전, 그가 그녀와 결혼하겠다고 약속한 후, 그녀는 부씨의 집에 와서 결혼식 절차와 결혼반지에 대해 상의를 했다. 그러나 그때의 그는 시청의 최면에 걸려 있었다. 머릿속은 온통 고유나었다. 때문에 '은혜를 핑계로 그와 결혼하려는 사람'에 대해 자연스레 호감이 없었다. 그래서 윤슬이 원하는 결혼 식장 배치와 결혼 반지 스타일에 대해 그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그녀가 알아서 안배하라는 말을 남기고 집을 떠났다. 그는 그녀를 전혀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날 오후, 그는 또 백화점에서 그녀를 만났다. 그때 그녀는 주얼리 가게 전열대 앞에 서서 반지를 고르고 있었다. 당시 그녀가 선택한 것이 바로 그가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이 결혼반지였다. 그러나 그때의 그녀는 결혼을 앞둔 행복에만 젖어 있어 반지 가격을 묻지도 않고 포장해 달라고 말했다. 이 커플 반지의 가격은 그때 4억 원이었고, 당시 윤씨는 이미 파산의 위기에 처해 있어 그녀의 몸에는 절대 4억 원이 있을 수 없었다. 그래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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