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1화 윤슬을 싫어하는 이유

"무슨 뜻이에요?" 부시혁은 눈을 가늘게 떴다. 그의 아버지가 당시 겪었던 일? 그의 아버지는 당시 무엇을 겪었기에? 부시준을 언급하자 왕수란은 완전히 변하더니 슬프고 쓸쓸해졌다. 그녀는 소파 손잡이를 잡고 앉았는데, 두 눈이 약간 멍해있었으며 평소에 세력적이고 각박했던 얼굴도 순간 뜻밖에 평온해졌고, 심지어 은연중에 죄책감이 나타나기까지 했다. "십여 년 전, 나는 너의 아버지와 결혼했는데, 다른 사람의 축복을 받은 게 아니라, 오히려 다른 사람의 비웃음을 받았어. 나는 말할 것도 없었지, 바운더리 안에서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 그리고 너의 아버지도 바운더리 안의 웃음거리가 되었어. 왜냐하면 그가 나를 아내로 맞았기 때문이야. 나는 출신도 나쁘고 배운 것도 없어서 각 방면에서 모두 내놓을 수 없는 여자었어." 왕수란은 약지에 낀 반지를 어루만졌다. 그 반지는 백금 다이아몬드 반지었지만 전혀 반짝이지 않았고 전체적으로 회색빛이고 매우 낡아 보였다. 한눈에 봐도 오랫동안 착용하고 한 번도 빼지 않아 세척한 적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링 사이즈가 좀 작아서 그녀의 약지를 두 동강 냈고 양쪽의 살이 불룩 튀어나왔다. 그래도 그녀는 빼지 않았다. 그만큼 이 반지는 그녀에게 있어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왕수란은 고개를 숙이고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당시 부시준이 그녀에게 끼워준 결혼반지, 그리고 그녀는 이어 말했다. "너희 아버지, 원래는 바운더리 안에서 가장 훌륭한 남자였는데, 나와 결혼한 후부터 바운더리 안의 사람들이 모두 너의 아버지와 멀리했어. 왜냐하면 그들은 너의 아버지가 나를 바운더리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이 바운더리의 등급을 낮추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그래서 그들은 너의 아버지가 안목이 없다고 많이 비웃었고, 너의 아버지를 창피하게 하려고 일부러 음모를 꾸며 나를 웃음거리로 만들었어." 여기까지 말하자 왕수란은 뚱뚱한 손을 갑자기 힘껏 꽉 쥐기 시작했다. 원래 평화로웠던 얼굴에도 일그러진 모습이 떠올랐고 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