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9화 부시혁의 쪽지

"슬아......" 육재원은 자기가 쪽지를 가져간 것뿐인데 윤슬의 반응이 이렇게 클 줄 몰랐다. 그녀는 재빨리 쪽지를 빼앗아 등 뒤에 숨겼다. 마치 이 쪽지가 사람들에게 보이면 안 되는 물건인 것 같았다. 윤슬도 자신이 과민하게 반응해 오해를 사기 쉽다는 것을 알고 고개를 떨구며 미안해했다. "미안해, 재원아. 이 쪽지는 네가 보면 안 돼." "왜 보면 안 돼?" 육재원은 손을 내려놓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윤슬은 입술을 움직여 말했다. "왜냐하면..." "쪽지는 부시혁이 남긴 거니까, 그렇지?" 육재원이 그녀의 말을 끊었다. 윤슬은 눈동자가 움츠러들고 고개를 번쩍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너......" "내가 어떻게 알았는지 묻고 싶지, 맞지?" 육재원의 입가에는 자기 비하적인 웃음이 담겼다. 윤슬은 침만 삼키고 말없이 묵인했다. 재원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내가 알아맞힌 거야, 어렵지도 않아. 어젯밤 고유나 자살 사건은 이미 한밤중이었어. 그때 부시혁이 너와 함께 있었기에 그가 틀림없이 너를 데려다줬겠지. 그래서 이 쪽지와 아침밥도 누가 준비한 건지 생각할 필요도 없었어, 부시혁이 오늘 아침에 또 왔다 갔지?” 윤슬의 눈빛은 몇 번이나 흔들렸다. 그렇다, 그의 말은 대체적으로 다 맞았다. 유일하게 틀린 것은 부시혁이 오늘 아침에 온 것이 아니라 밤새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재원아, 사실은......" 윤슬은 붉은 입술을 가볍게 열고 무슨 말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육재원이 손을 흔들고 억지로 웃으며 그녀의 말을 끊었다. "됐어, 이런 말 하지 말고 먼저 아침을 먹어. 다 먹고 내가 천강에 데려다줄게. 마침 나도 오늘 천강에 볼 일이 좀 있어." "아침 먹으라고?" 윤슬은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다. 육재원은 고개를 끄덕였다. "뭐 안 될 게 있어?" "당연하지." 윤슬이 입을 열어 대답했다. "너는 부시혁을 가장 싫어하잖아. 내가 부시혁의 물건을 받아들이는 것을 항상 원하지 않았잖아. 그래서 지금 부시혁이 사 온 아침을 먹으라고 하는 게 나는 좀 익숙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