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2화 의심이 풀리다
윤슬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다른 곳을 향했다.
왜냐하면 그녀는 고도식이 자해공갈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른바 자해공갈이라는 것은 그녀가 방금 그를 부축해 준 핑계에 불과하다.
오직 이렇게 해야만 그녀는 자신이 방금 그를 부축한 것을 설득할 수 있었다. 그가 사고가 날까 봐 긴장한 것이 아니라, 그가 그녀 앞에 쓰러지는 것을 원하지 않은 것이다. 혹시나 그가 이 기회를 틈타 그녀를 귀찮게 하고, 그녀가 그를 넘어뜨렸다고 할까 봐.
필경 이 부부는 이런 일을 해내고도 남을 사람들이기 대문이다.
윤슬이 말을 하지 않고 자신도 너무 아파서 고도식은 윤슬과 더 이상 실랑이할 기분이 아니어서 얼른 채연희에게 부축해 달라고 했다. 먼저 의사를 찾아가 진통제 같은 것을 받아야 했다.
채연희는 윤슬을 훈계하고 자신의 분노를 털어놓고 싶었지만 그녀도 분별력이 없는 사람이 아니었다. 윤슬을 매섭게 쳐다본 후 고도식을 부축하여 갔다.
고도식은 가정의 유일한 대장이다. 만약 고도식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그녀는 힘없는 여자로서 틀림없이 그룹의 늙은 여우들에게 말려들어 집안의 재산을 지킬 수 없을 것이다.
채연희는 고도식을 부축하여 갔다.
너무 급하게 가는 바람에 고유정이 남아 있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고유정은 윤슬과 마주 섰다. "윤슬아, 정말 뜻밖에도 고유나가 투신자살해서 죽었네."
"정말 생각지도 못했어." 윤슬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얼굴에 시선을 떨구고 무언가를 알아내려는 듯했다. "너 기뻐하는 것 같다?"
고유정이 입을 가리고 웃었다.
그 동작은 바운더리 안에 있는 천금 아가씨들의 웃는 모습과 거의 똑같았다.
보아하니 그동안 그녀는 바운더리 안의 천금 아가씨들과 자주 만나고 어울린 것 같았다, 언행과 행동이 더욱 우아해졌다.
한마디로 말해서, 현재의 고유정은 처음 하이시에 왔을 때의 그 촌스럽고 열등하고 조심스러운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사람이 대범하고 빛이 나서 그녀가 지금까지 시골에서 생활한 적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당연히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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