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4화 여우주연급 연기

고유정은 윤슬과 성준영을 보고 제 발이 저리고 무서워서 자기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고 얼른 고개를 숙이고 두 사람의 시선을 피했다. 고유정의 행동은 누가 봐도 두 사람에게 잘못한 것 같아 보였다. 성준영은 윤슬을 다치게 한 사람이 고유정이라는 것을 확신했다. 성준영은 차가운 눈빛으로 고유정을 쳐다보고 말했다. “우리를 봤으면 인사를 해야지 왜 숨어?” 고유정은 성준영의 말에 더욱 찔려서 고개를 푹 숙였다. 고유정도 경찰서에서 이렇게 우연히 윤슬과 성준영을 동시에 만날 줄 상상도 못했다. 만약 윤슬만 있었다면 상대할 수 있지만 성준영은... 고유정은 당황해서 입술만 깨물며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고유정은 하이시에 와서 성준영을 처음 봤을 때부터 좋아하게 됐다. 고유정은 성준영처럼 키도 크고 잘생긴 완벽한 남자를 처음 봤다. 하지만 고유정은 자기 자신이 성준영과 어울리지 않고, 성준영도 자신을 좋아해 줄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마음을 숨겼다. 고유정은 성준영과 사귀는 생각은 해본 적은 없지만 단지 성준영이 자신을 기억해 주길 바랐다. 또한 언젠가 성준영에게 미운 오리에서 눈부신 백조로 기억되기 위해 그동안 열심히 공부하며 다양한 지식과 기술을 배우면서 더욱 훌륭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다 그때쯤이면 고유정도 성준영의 옆에 있을 자격이 되지 않을까? 하지만 고유정이 윤슬을 다치게 했다는 것을 성준영이 분명히 알고 있다. 성준영의 차가운 태도와 말투를 보면 고유정을 매우 싫어한다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하지만 고유정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다. 고유정은 윤슬의 혐오를 포함해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아도 상관없었지만 성준영이 자신을 싫어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던 고유정은 고개를 들어 글썽거리는 눈빛으로 성준영을 쳐다보며 말했다. “성준영 씨, 저...” “성준영 씨, 우리 이만 들어가요. 할 말 있으면 경찰서 안에 들어가서 합시다.” 윤슬이 차가운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했다. 성준영이 고개를 끄덕이고 윤슬의 휠체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