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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친구 자격을 박탈하다

부시혁의 검은 속셈을 성준영이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는가. 그는 짜증 난 듯 왔다 갔다 했다. “끝났어. 윤슬이 아이 아버지와 한준이 너라는 것을 알았으니 분명 내가 널 도와 숨긴 사실도 알았겠지. 어떡하지. 그녀를 갖기도 전에 잃게 생겼어!” 그 말을 들은 부시혁이 위험하게 눈을 가늘게 떴다. 윤슬을 갖겠다고? 이렇게 뻔뻔스럽다고! 윤슬은 오직 그의 것이다! “안 돼!” 성준영은 걸음을 멈췄고 무언가 결심한 듯 필사적인 모습으로 말했다. “윤슬을 찾아가서 먼저 사과를 해야겠어. 지금은 날 원망하더라도 최소한 태도를 보여줘야 해. 내가 먼저 사과한 것을 봐서 따지지 않을 지도 몰라.” 말을 마친 그는 인사도 없이 몸을 돌려 병실을 나갔다. 부시혁은 막을 새도 없었고 그저 빤히 나가는 그를 쳐다봤다. 처음에 그는 정말 윤슬이 먼저 사과를 하는 성준영을 용서해 줄까 봐 걱정됐다. 하지만 윤슬의 성격이 생각났고 쉽게 사람을 용서하지 않는 사람이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니까 성준영은 이번에 헛걸음을 할 운명이었다! 한편, 성준영은 부랴부랴 QS빌라로 갔고 한참을 망설이다 초인종을 눌렀다. 막 쉬려던 참에 벨 소리를 들은 윤슬은 아랫배를 잡고 현관으로 갔다. “누구세요?” “윤슬 씨, 저예요.” 문밖에서 성준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손잡이를 잡고 있던 윤슬의 손이 멈칫했고 평온했던 얼굴이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놀랍게 성준영이었다! 성준영이 부시혁을 대신해 숨겼다고 생각하니 윤슬의 마음속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눈을 감고 애써 화를 가라앉히고 차갑게 말했다. “당신이었군요. 돌아가세요.” 그녀의 어투 속에서 차갑고 소외감을 들은 성준영은 계속해서 씁쓸하게 웃었다. 역시 오는 길에 그녀의 태도가 굉장히 차가울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지금 얼음 찌꺼기가 떨어지는 것 같은 차가운 그녀의 목소리를 듣자 그는 자신이 맞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그에게 무슨 일이 있어 왔는지 묻지도 않고 쫓아내는 걸 보면 얼마나 그를 만나고 싶어 하지 않는지 알 수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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