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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화 증거 수집

두 사람의 등장에 기자들은 미친 사람들처럼 윤슬, 부시혁을 향해 마이크와 카메라를 들이밀었다. 하지만 30여 명의 경호원들의 탄탄한 방어막 덕분에 기자들은 아무리 발버둥쳐도 두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다. 뭐야? 벽에 부딪히는 것 같잖아. 결국 방어막을 뚫는 걸 포기한 기자들은 먼 거리서라도 목소리를 높여 질문을 할 수밖에 없었다. “윤슬 씨, 정말 고유나 씨의 성폭행을 사주하신 겁니까?” “한 말씀 좀 해주세요, 윤슬 씨!” 기자들의 말도 안 되는 질문에 윤슬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리고 기자들 쪽은 쳐다도 보지 않은 채 발걸음을 옮겼다. 물론 기자들이 묵묵부답인 윤슬을 그대로 보내줄 리가 없었다. “윤슬 씨, 대답을 하지 않으시는 건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시는 겁니까?” “정말 고유나 씨에게 남자 6명을 보내신 겁니까? 자신의 범행을 후회하시긴 하십니까? 너무 악독하신 거 아니십니까?” “악독?” 윤슬이 드디어 발걸음을 멈추었고 그녀의 옆을 따르던 부시혁 역시 멈춰 섰다. 두 사람은 동시에 기자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내가 악독하다고요?” 아무런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윤슬의 차가운 얼굴에 악독이라는 단어를 꺼낸 기자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체구도 작은데 어디서 왜 이런 압박감이 느껴지는 거야... 고개를 돌려 윤슬 옆에 선 남자를 힐끗 바라본 기자는 또 몸을 부르르 떨었다. 비록 선글라스를 쓰고 있어 얼굴도 제대로 보이지 않고 누군지도 알아볼 수 없었지만 왠지 선글라스 뒤에 숨은 눈빛이 그대로 느껴지는 듯하여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었다. 어딘가 낯이 익은데... 어디서 봤더라? 기자의 질문에 윤슬이 차갑게 웃었다. “고유나 그 여자의 말을 믿어요? 정말 제가 그 여자한테 그런 짓을 했다고 믿는 겁니까? 아무런 증거도 없는 일방적인 비방에 불과합니다. 사실 확인도 없이 저한테 악독이라니... 그 정도 분별력도 없는 당신들이 성인이라는 게 언론이라는 게 믿겨지지 않는군요. 제가 볼 때 정말 악독한 사람은 고유나입니다. 그럼 이런 제 말을 믿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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