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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자백

신비로운 세력이 윤슬의 뒤를 봐주고 있다. 그래서 이런저런 음모로 윤슬을 제거하려 할 때마다 번번이 실패한 거겠지. 윤슬을 무너트리려면 그녀의 뒤를 지키고 있는 다른 세력부터 끄집어내야 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움직일 수밖에. 한편 고유나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고개를 푹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취조실 문이 열리고 윤슬이 경찰과 함께 등장했다. 세 사람을 차가운 눈빛으로 노려보던 윤슬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고 대표님, 사모님도 계셨네요.” 채연희는 아예 고개를 돌려버리고 고도식도 콧방귀를 뀔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때 고유나가 눈물을 글썽인 채 고개를 들었다. “윤슬 씨, 정말 미안해요. 그런데 정말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내가...” “인격장애라고요?” 윤슬이 입고리를 씨익 올렸다. “알고 있었어요?” 고유나의 질문에 헛웃음을 짓던 윤슬이 다시 물었다. “정말 인격장애인 거 맞아요?” “정말이에요. 저도 안 지 얼마 안 됐고요.” 고유나는 아직도 자신이 인격장애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듯 부들거리는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었다. “유나야, 그런 일이 있었는데 왜 엄마, 아빠한테 아무 말도 안 했어.” 채연희가 고유나를 끌어안으며 물었고 고도식도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두 분께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아서요.” “너도 참...” 화목한 가족을 바라보는 윤슬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씁쓸함이 밀려왔다. 나한테도 이렇게 날 사랑해 주는 엄마, 아빠가 있었지... 그런데 6년 전 그 사건 때문에 모든 걸 잃어버리고 말았어... “그만들 해요.” 윤슬이 팔짱을 낀 채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 “신파는 그만 찍으세요. 인격장애라... 진짜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거짓말이라면 진짜 인격장애에 걸리길 바랄게요.” 윤슬의 말에 고유나의 표정이 굳고 채연희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채 부들거렸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사람을 앞에 두고 저주를 해!?” “거짓말이라면 그러라는 거죠. 따님의 인격장애가 진짜면 되는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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