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9화 소성이 맞았다

‘내가 그저 눈치를 줬을 뿐인데, 바로 반응하네.’ 노부인은 정신을 차린 부시혁이 말로만 윤슬을 달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예상과 다르게 부시혁은 아예 윤슬을 품에 안았다. ‘행동이 말보다 났긴 하지. 역시 늙었어. 생각이 너무 올드해졌네. 그래도 시혁이가 똑똑해서 다행이야.’ 노부인은 붙어있는 부시혁과 윤슬을 보며 자상한 미소를 지었다. 장씨 아주머니는 노부인이 무슨 이유로 웃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노부인이 기뻐하는 걸 보니, 살짝 안심되었다. 맞은편의 윤슬은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 그리고 손을 내밀고 부시혁을 밀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키스를 거부할 때와 다르게 별로 힘을 쓰지 않았다. 아무래도 노부인과 장씨 아주머니가 보는 앞에서 부시혁을 밀어내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윤슬은 어색한 얼굴로 부시혁의 등을 치며 놓아달라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부시혁은 그런 윤슬의 경고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여전히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고 있었다. 윤슬은 어쩔 수 없이 굳어진 몸을 움직이며 남자의 귀가에 대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뭐 하는 거예요? 얼른 놔요. 할머니랑 아주머니가 보고 있잖아요.” “싫어.” 부시혁은 큰 손으로 윤슬의 허리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부드럽게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날 부러워할 필요 없어. 너도 가족 있잖아. 내 네 가족이니까, 내 가족도 당연히 네 가족이야. 네가 한 말 잊었어? 할머니한테 널 친손녀처럼 생각해 달라고 했잖아. 그러니까 너도 할머니를 친할머니라고 생각해. 우린 원래 네 가족이야.” 부시혁의 말을 들은 윤슬은 순간 동작을 멈칫했다. “제가 방금 무슨 생각 했는지 알아요?” 윤슬의 두 눈이 휘둥그레지면서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부시혁은 가볍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 눈빛만 봐도 무슨 생각하는지 다 알아. 부러워하는 눈빛이 그렇게 뜨거운데 내가 모를 리가 없지.” 윤슬은 머리를 부시혁의 어깨에 기대며 덩달아 웃었다. “당신 앞에서 뭘 숨기고 싶어도 이젠 안 되겠네요.” “그럼 더 좋지.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