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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6화 그랬구나

윤슬은 일단 한발 물러섰다. 만약 이 방법이 장 비서한테 통한다면 좋겠지만, 만약 통하지 않는다면 윤슬도 그저 부씨 그룹의 비밀이라 여기고 더 이상 이 문제를 물어보지 않을 생각이었다. 모든 건 장 비서의 선택에 달려있었다. 윤슬은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그저 백미러의 미친 장 비서를 조용히 주시했다. 부시혁과 오래 있어서 그런지 윤슬의 분위기도 점점 부시혁을 닮아가는 것 같았다. 그래서 장 비서는 윤슬의 이런 태도에 살짝 압박감을 느꼈고 머리가 지끈햇다. ‘역시 부부야. 둘 다 기세가 장난 아니네.’ 장 비서는 머리를 긁적이며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윤슬의 기에 눌리고 말았다. 그래서 고개를 들고 백미러에 비친 윤슬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대표님 어제, 많이 이상했나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장 비서한테 조용히 물어보지도 않았겠죠.” 윤슬이 덤덤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장 비서는 얼굴을 한번 비볐다. “네, 그럼 알려드릴게요.” ‘이겼다.’ 윤슬은 가방 위에 올려진 손을 가볍게 두드리며 여전히 태연한 얼굴로 질문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제 생각이 맞다면 부씨 그룹의 문제가 아닐 거예요. 만약 부씨 그룹과 관련 있는 일이라면 이렇게 순순히 대답하실 리가 없으니까요.” 장 비서는 쓴웃음을 지었다. “맞아요. 부씨 그룹 때문이 아니라, 소성 때문이거든요.” “네?” 윤슬은 두 눈을 가늘게 떴다. “그 사람, 아직 하이 시에 있죠?” “네.” 장 비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소성한테 뺏긴 부품을 다시 가져온 날, 대표님께서 직접 소성을 찾으러 갔거든요,” “네?” 윤슬은 몸을 곧게 펴고 물었다. “직접 소성을 만나러 갔다고요?” “네.” 장 비서는 아예 안전벨트를 풀고 몸을 돌리며 윤슬과 대화를 나누었다. “그날 대표님께소성이랑 많은 얘기를 했어요. 부품은 물론 회장님에 관한 얘기까지요. 그리고 회장님을 죽인 범인소성이라는 걸 확신하셨죠.” 윤슬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확신했다고요?” “네.” 장 비서는 엄숙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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