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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2화 요물

‘이 요물!’ 부시혁은 시선을 내리고 어두운 눈빛을 감추었다. 그리고 혀끝을 깨물며 참았다. 그는 윤슬이 아이스크림을 위해 이렇게까지 애교 부릴 거라고 예상 못 했다. 그것도 사람이 많은 마켓 안에서. 윤슬은 부끄럼을 잘 타서 평소에 다른 사람이 있는 공간에서 키스만 해도 얼굴이 한참이나 빨개지곤 했다. 그런 그녀가 주동적으로 애교부리는 건 거의 불가능했다. 물론 그렇다고 애교 부린 적 없는 건 아니었다. 두 사람이 화해하고 지금까지, 부시혁 기억 속에 윤슬이 애교부린 적이 기껏해야 세 번이었다. 그것도 아주 잠깐이었다. 매번 부시혁이 그녀의 애교를 누리기도 전에 윤슬은 바로 끝내버렸다. 이번처럼 아이스크림 때문에 이렇게 긴 애교를 부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설마 모르고 이러는 건가? 자기가 지금 불장난하고 있다는 거.’ 부시혁은 카트의 손잡이를 쥐었다 폈다, 반복하며 마음속의 타오르는 불길을 간신히 가라앉혔다. 그리고 뜨겁고 그윽한 눈빛으로 윤슬을 쳐다보았다. “그만 흔들어.” 이러다가 정말 참지 못할까 봐 부시혁은 겁이 났다. 솔직히 부시혁은 윤슬한테 거의 저항력이 없었다. 남자가 이렇게 말하며 늑대 같은 눈빛으로 자기를 주시하자 솔직히 윤슬은 심장이 떨리긴 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이 행동을 계속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당연히 예상했다. 그리고 윤슬도 남자가 참지 못하고 여기서 무슨 짓을 할까 봐 겁이 났다. 그래서 윤슬은 남자의 말을 듣고 순순히 애교를 멈췄다. 부시혁은 조용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한 손으로 카트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 윤슬의 턱을 들어 올리며 가까이 다가갔다. “네가 아이스크림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날 유혹할 줄 생각 못했어.” “누, 누가 유혹했다고!” 말로는 부정했지만, 윤슬은 감히 부시혁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러자 남자는 낮은 목소리 한번 웃었다. 그의 듣기 좋은 웃음소리에 윤슬의 몸이 저도 모르게 살짝 떨렸고 다리에도 힘이 풀렸다. ‘이 남자 정말…….’ “진짜 아니야?” 부시혁은 눈을 가늘게 뜨고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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