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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1화 당신의 도움을 받아

부시혁은 미간을 찌푸리고 침묵했다. 잠시 후, 시혁은 갑자기 두 팔의 힘을 조여서 윤슬을 다시 꼭 껴안았다. “어쩐지 부품이 3일 동안 사라졌는데도 아무렇지 않아 보인다고 했어. 만약 내 사람들이 소성의 주려려가 신한그룹에 간 것을 발견하지 않았다면 당신 회사에서 이렇게 큰일이 벌어진 것을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을 거야.” “하지만 당신이 저택을 담보로 내놓은 게 뭘 의미하는지 알고 있어? 그 저택은 당신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일 텐데.” 윤슬은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것 같았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웃으며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괜찮아요, 저에게 그 저택은 그저 평범한 집과 같아요. 그 집이 저에겐 특별한 의미가 없어요.” “뭐라고?” 부시혁은 그녀의 말에 놀랐다.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당신 집 아니야?” 윤슬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예전 집이죠. 하지만 그곳은 원치 않는 사람들에 의해 많이 더렵혀 졌죠. 우리 세식구의 자취는 그들의 악취로 뒤덮어졌어요. 따라서 그저 내 기억 속에 존재하는 집 그뿐이고 저에게 따뜻한 집의 느낌은 전혀 없어요.” “그러니 담보로 내놓은 것도 아깝지 않고 오히려 보지 않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엄마도 저의 의견을 존중해 주실 거예요.” 윤슬이 그렇게 말하자 부시혁은 석연해졌다. 하긴, 그 저택은 유수지 모녀가 스무 해 동안 살면서 범 여사가 남긴 흔적을 이미 없애버렸다. 그래서 그 저택은 윤슬에게는 더 이상 남겨진 의미가 없었다. “그러니까 정말 육재원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는 거지?” 부시혁은 이미 화가 가라앉았지만, 입버릇처럼 다시 물었다. 윤슬은 눈을 굴렸다. “안 받았어요. 그렇게 많이 말했는데도 믿음이 안 간다고요? 그렇다면, 저도 어쩔 수 없네요.” 그녀는 어깨를 으쓱했다. 부시혁은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믿어, 그저.” “또 뭐가 있어요?” 윤슬은 입가를 씰룩이며 지친 듯 말했다. 부시혁은 입술을 살짝 움직였다. “넌 이민의 도움을 받았어. 이민은 타인 가운데서도 타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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