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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1화 고급 시장

부시혁이 윤슬을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는지, 개인 비서인 장용은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윤슬의 전화나 문자는 부시혁이 보자마자 받고 답장했다. 회의 중에도 자신이 세운 룰을 어기고 윤슬의 전화를 받거나 답장을 보내곤 했다. 정말 단 한 번도 놓친 적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부시혁은 분명 그렇게 바쁜 것도 아니고 윤슬의 전화를 봤으면서도 그냥 가만 놔두었다. ‘아무리 봐도 두 사람 감정에 문제가 생긴 거 같아. 그런 게 아니라면 대표님이 이렇게 윤슬 씨를 대할 리 없어. 내가 없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났길래 대표님이 갑자기 이러는 거야?’ 분명 어제만 해도 부시혁과 윤슬은 알콩달콩했다. 심지어 오늘 부시혁은 윤슬을 위해 많은 문제를 처리해 주었다. ‘이렇게 보면 대표님이 윤슬 씨에 대한 감정이 식지 않은 거 같은데? 설마 윤슬 씨의 문제인가?’ 장 비서는 턱을 만지며 생각에 잠겼다. ‘보아하니 내 짐작이 맞는 거 같네. 다만 윤슬 씨가 무슨 잘못을 했길래 대표님이 이렇게 화나신 거야? 전화도 받지 않으시고.’ 갑자기 핸드폰의 진동 소리가 이 괴이한 적막을 깨뜨렸다. 장 비서가 고개를 숙이고 보니, 역시 부시혁의 핸드폰에서 난 소리였다. 하지만 이번엔 전화가 아닌 문자였다. 발신자는 여전히 윤슬 씨였다. 장 비서는 얼른 고개를 들고 부시혁을 쳐다보았다. 부시혁은 의자에 앉은 채 펜을 꼭 잡고 있었는데 여전히 핸드폰을 확인할 뜻이 없어 보였다. 하지만 일부러 못 본 척하진 않았고 오히려 핸드폰을 주시하며 생각에 잠긴듯했다. 이 장면을 본 장 비서는 입꼬리가 움찔했다. “대표님, 무시하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닌 것 같습니다. 만약 대표님이 일부러 전화 안 받고 문자를 확인하지 않은 거라고 윤슬 씨가 알면 두 분의 상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한번 확인해 보세요.” 장 비서는 진심으로 이렇게 권유했다. 부시혁이 윤슬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장 비서도 잘 알고 있었다. 윤슬의 마음을 되돌리려고 목숨까지 잃을 뻔했는데, 그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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