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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09화 금연 자랑

부시혁을 쫓아갔을 때 부시혁은 이미 엘리베이터 앞이었다. 장 비서는 저기압인 남자를 보며 남자가 지금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건네주었다. “한 대 드릴가요?” 부시혁은 힐끗 보고 몸을 곧게 세웠다. “아니야, 나 담배 끊었어.” “예?” 장 비서가 놀랐다. “끊었다고요?” ‘언제 일이지?’ ‘내가 모르는 일이었어?’ 부시혁은 담배를 자주 피우지는 않지만 가끔 한 두 대는 피우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담배를 끊었다니, 이건 자기도 모르는 일이다. 부시혁은 턱을 살짝 치켜들며 자랑을 숨기지 않았다. “얼마 안 됐어, 단풍이 나보고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해서, 내 건강을 그렇게 신경 쓰는데 당연히 따라줘야지.” “예…….” 장 비서가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그렇군요, 그럼 담배는 제가 피울게요.” 하면서 그는 담배를 도로 거두어들였다. 부시혁이 눈살을 찌푸렸다. “너도 피우지 마.” “왜요?” 장 비서가 담배를 입에 물려고 하는데, 그 말을 듣고 물었다. “혹시 제 건강이 걱정되십니까?” ‘우우우, 감동이야.’ 이 부도덕한 상사를 모신 지 10년 넘었는데 한 번도 관심을 받아본 적이 없고 오히려 힘든 일은 다 그에게 버리고 까탈을 부린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는 줄곧 악덕 상사의 압착 속에서 살아갈 줄 알았다. ‘부도덕한 상사가 이제 드디어 사람다운 모습을 갖추게 되다니, 모두 윤실 씨 덕분이야.’ 장비서가 한창 감동하고 있을 때 부시혁의 다음 말은 순간 찬물처럼 그에게 끼얹어져 모든 감동의 열정을 식혔다. “잠을 덜 깼냐? 내가 너 같은 남자를 걱정하게?” 부시혁은 눈살을 찌푸리며 불쾌한 표정으로 장 비서를 바라보았다. “내가 너 보고 담배 피우지 말라고 말한 거는 내가 그 담배 냄새를 맡을 가봐 걱정이 돼서 그런다, 너랑 무슨 상관이야?” “…….” 허허. 장 비서는 무표정한 얼굴로 담배를 담뱃갑에 다시 넣었다. 진작에 생각했어야 했다. 십여 년 동안 따라다녔던 부도덕한 상사가 갑자기 인간적으로 변할 수는 없으니까. 인간미가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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