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8장

서정희가 지한에게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보려 할 때, 주머니에 있던 휴대전화 진동이 울렸다. 하위현의 번호인 것을 본 서정희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정희 씨, 지금 어디예요?” 하위현은 초조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이를 섬으로 보내기 전, 서정희는 하위현에게 이미 월급을 정산해 줬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갑자기 연락이 온다고? “왜요?” “성훈이 형에게 일이 좀 생겼어요. 빨리 와 보셔야 할 것 같아요.” 아직 염정훈이 술집에 나타난 사실도 파악하지 못했지만 임성훈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에 서정희는 바로 걱정이 앞섰다. “무슨 일인데요?” “성훈이 형이 며칠 전부터 아팠는데 오늘 밤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알코올 중독이 되었어요. 일단 내가 병원에 데려다줬는데 계속 정희 씨를 보고 싶다고 해요. 정희 씨, 지금 어디예요? 혹시 만나러 올 수 있어요?” 서정희도 자기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 안다고 해도 아무에게나 알릴 수 없다. “지금은 좀 안 될 것 같아요. 성훈 씨는 지금 어때요?” “급성 중증 알코올 중독이래요. 소화 위장 출혈로 피를 많이 토했어요. 일단 응급실에 들어갔는데 아직 나오지 않네요. 만약 이대로 영영 못 일어나면... 아직 정희 씨의 얼굴도 보지 못했는데...” 서정희는 임성훈도 참 운이 안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사람이 이 지경이 되도록 술을 마실 수 있단 말인가? “정희 씨, 성훈이 형은 늘 정희 씨를 좋아했어요. 단지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마음을 계속 숨기고 있었죠. 만약 정희 씨를 보지 못하면 평생 한으로 남을 거예요.” 서정희는 결정하기 너무 어려웠다. 방금 그 패거리들은 누가 보냈는지도 모른다. 자신의 목숨도 위태로운 상황이다. “위현 씨, 당분간은 못 갈 것 같아요. 죄송해요.” 서정희는 말을 마치자마자 바로 전화를 끊었다. 그녀도 위험한 상황에 아이까지 끌어들일 수 없다. 지한이 그녀의 전화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물었다. “누구 전화예요?” “친구예요. 나쁜 사람은 아니에요. 우리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