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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장

진아영은 킬힐을 신고 달려가서 서정희를 품에 와락 안았다. “정희야, 걱정돼서 죽는 줄 알았어. 네가 진짜......” “미안해. 당시 상황이 너무 급해서 어쩔 수 없었어.” 진아영은 서정희를 품에 안은 채 물었다. “왜 이토록 말랐어. 혹시 밥을 안 먹은 거 아니야? 뼈만 남았잖아.” 서정희는 손을 내밀어 그녀의 볼을 꼬집으면서 말했다. “너도 많이 말랐네. 일이 많이 바빠?” 진아영의 얼굴에 난감한 기색이 스쳐지나갔다. “그럼. 나 직장에서 엘리트야. 몰랐지?” “내가 예전부터 말했잖아. 네가 가장 멋지다고.” 두 사람이 한참이나 회포를 푼 후에야, 진아영은 서정희의 옆에 서 있는 녀석을 쳐다봤다. 서정희가 따로 소개할 필요도 없이, 그 녀석은 염정훈을 똑 닮은 얼굴이었다. “아영이 이모.” 작은 녀석이 자신을 불렀다. 진아영은 마음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그래. 이모가 안아볼까?” 민경은 작은 손을 내밀어 진아영의 목을 꼭 끌어안고, 그녀의 어깨에 조용히 기대었다. 애를 안고 있는 진아영은 눈물을 더 심하게 흘렸다. 진아영이 울음을 그치지 않자, 서정희는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영아, 괜찮아?” 진아영은 그제야 제정이신이 들어서 급히 눈물을 닦았다. “엉. 괜찮지 그럼. 널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아서 그래. 감성이 너무 풍부한가 봐. 눈물이 끊기질 않네.” “밖이 추우니까, 우리 안에 들어가 앉자.” “알았어. 우리 꼬맹이 미녀를 얼게 할 수는 없지.” 진아영은 아이를 너무 예뻐했다. 가는 내내 민경을 안은 채 내려놓지 않았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서는 민경을 위해 목도리와 모자를 벗겨 주었다. “안 추워? 코가 빨갛게 됐네. 그런데 귀엽다. 뭐 먹고 싶어. 오늘은 이모가 다 사줄 거야.” 서정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오랫동안 와보지 않았더니, 사장님은 그대로인데, 인테리어가 많이 바꾸었네.” “그렇지. 세상에 안 변하는 게 없지. 사람도 변하는데, 하물며 생명도 없는 물건이야 더 빨리 바뀌지. 여기에 앉아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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