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50장
염정훈은 인파를 따라 경매장으로 들어갔다.
시작도 하기 전에 주위에서 떠들썩하고 요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오늘 밤 아주 괜찮은 물건이라던데.”
“저도 좋은 물건이 있다는 말을 들었어요.”
“안 그래도 요즘 심심해 죽을 지경이었는데 도착하기 전까지 재밌게 놀 수 있겠네요.”
회의장의 모든 사람들은 얼굴에 가면을 쓰고 있었다. 가면 아래로 추하고 더러운 얼굴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염정훈이 자리에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누군가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임성훈 씨?”
다리를 꼬고 있는 염정훈은 대기업 대표의 포스를 물씬 풍겼다. 서정희 앞에서 공손하고 순종적인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나. 왜?”
온몸에 독기를 가득 품고 있는 염정훈은 귀신이 와도 뒷걸음칠 지경이었다.
“이건 임성훈 씨에게 드리는 편지입니다.”
펼쳐보니 또 똑같은 글씨로 쓰인 내용이었다. 편지 내용을 본 염정훈의 손등에 핏줄이 선명히 드러났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것이 분명했다. 하위현도 옆에서 이런 그의 모습을 보고 있었다.
“거절하면 모녀가 남의 손의 노리개가 되는 걸 지켜봐야 할 거라고 했어요.”
노리개라는 두 글자에 자극을 받은 염정훈은 편지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돌아가서 전해. 몸을 깨끗이 씻으라고.”
“그렇다면 동의하신 겁니까?”
염정훈은 가볍게 한마디만 했다.
“죽을 날만 기다리라고 해.”
이 말이 남의 입에서 나온다면 농담일 뿐이겠지만 염정훈의 입에서 나온 이상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었다.
염정훈은 폭주 직전이었다. 서정희를 위해서라면 아랑곳하지 않았다.
물론 그가 서정희를 성공적으로 낙찰받는다면 모두들 무사할 것이다.
하위현은 그저 일이 더 커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염정훈의 재력으로 서정희와 민경을 낙찰받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저 혹시라도 누군가가 일부러 일을 벌여 수습하지 못할까 두려울 뿐이었다.
일단 실제 인물이 거론되기라도 하면 염정훈은 직권남용이라는 오명을 쓰게 될 것이다.
염정훈의 앞으로의 행보와 그 결과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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