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6장

조유진이 서정희에게 약물을 주입하는 바람에 서정희는 온몸이 나른하고 졸렸다. 게다가 몸이 무겁고 반응도 느려진 것 같았다. 조유진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렸지만 몇 초 뒤에야 반응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머리는 도망가고 싶었지만 손발이 말을 듣지 않았고 온몸이 나른해 힘이 하나도 없었다. 그녀에게도 주사를 놓은 인간들이 민경이에게 어떻게 했을지 온통 이 생각뿐이었다. 지금 이곳은 어디이고 이 변태들은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할 것인가? 그들은 강제로 서정희의 옷을 갈아입히고 화장에 스타일링까지 했다. 눈앞에 화려한 여인을 바라보고 있는 조유진의 마음은 하늘의 달처럼 쓸쓸했다. “하늘은 정말 불공평해. 너에게 이런 얼굴을 주다니.” 조유진은 변태처럼 서정희의 얼굴을 쓰다듬었다. 구역질이 난 서정희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우리를 놓아주지 않으면 후회할 거야. 내 전남편이 가만두지 않을 거야...” “하... 전남편? 지금 옆에 있는 그 남자나 잘 돌봐.” “우린 그냥 친구야.” “너희들이 무슨 관계든 상관없어. 나를 건드린 이상, 이 원한은 갚아야 하지 않겠어? 내가 그 자식에게 죽기보다 못한 삶을 살게 할 테니!” “대체 무엇을 하려는 거야?” “곧 알게 될 거야.” 서정희는 눈이 가려진 채 비좁은 새장 같은 곳에 버려졌다. “이거 놓지 못해!” 약효 때문에 시간이 얼마만큼 흘렀는지도 모른다. 그저 머릿속에는 민경이 어디에 있는지만 생각할 뿐이었다. 이때 귓가에 맑은 목소리가 들렸다. “아저씨는요?” “착하지? 곧 아저씨를 만날 수 있을 거야.” “민경아! 민경아 너 어디야?” “엄마!” 누군가가 서정희의 안대를 벗겼다. 몇 초 후에야 불빛에 적응한 서정희는 민경이 자기처럼 은빛 공주 드레스를 입고 있는 것을 보았다. 다만 두 사람은 각각 두 개의 우리에 갇혔을 뿐이었다. “엄마!” 손가락으로 난간을 붙잡고 있는 민경은 정신 상태가 좋은 것으로 보아 약을 먹은 것 같지 않았다. 서정희는 다급히 아이를 다독였다. “겁내지 마. 엄마가 곧 그쪽으로 갈게.” 정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