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43장

서정희의 머리는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았고 안 좋은 예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아이를 봤어요? 어디 있는데요?” 조유진은 서정희를 향해 손짓하며 말했다. “따라오세요. 내가 안내해 드릴 테니.” 그녀의 말은 악마의 유인이었다. 만약 그녀의 손에 있다면 직접 아이를 보내줄 텐데 자기더러 따라오라고 한다고? 서정희는 이 여자가 노리는 것이 아이가 아닌 자신이라는 깨달았다. 배후에 있는 그 인물의 짓일까? 그럴 리가 없다. 만약 그녀라면 이런 식으로 하지 않았을 것이고 더 단순하고 난폭한 방법을 사용할 것이다. 이 여자는 A 국의 말투였지만 A 시의 사람은 아니었다. 게다가 이 얼굴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오래된 원한 때문이 아니라면 아마 새로 원한을 산 사람일 것이다. 서정희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임성훈이 며칠 전 건넨 비수를 만지작거렸다. 서정희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차분한 얼굴로 물었다. “정말이에요? 아이가 당신에게 있는 거예요? 정말 잘됐네요. 너무 어려서 아이에게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겼을까 봐 걱정했거든요. 당신은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아니나 다를까 서정희의 칭찬을 들은 조유진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서정희의 무지와 어리석음을 비웃는 듯했다. “저도 어쩌다 보니 우연히 만난 거예요. 배가 안전하지 않아서 일단 제 방에 있으라고 했어요. 급해 보이시길래 혹시 그쪽 아이가 아닌지 해서 여쭤본 거고요.” “그럼 빨리 아이에게 데려다주세요.” 서정희가 급해 하자 조유진은 웃으며 말했다. “서두르지 마세요. 지금 바로 데려다줄게요.” 조유진이 돌아서는 순간 서정희의 얼굴이 확 변했다. 그러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서정희는 조유진의 정강이를 걷어차 무릎을 꿇리고 칼을 목에 들이댔다. “아이를 돌려줘! 그렇지 않으면 당신을 죽여 버리는 수가 있으니까!” 서정희는 자신의 뒷심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한 방에 죽이지 못해 상대방에게 숨 돌릴 틈을 주면 오히려 서정희가 끝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것이 반드시 매끄러워야 했다. 상대방은 빨리 반응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