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25장

염정훈은 손을 내밀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최근 들어 민경과의 관계가 더 가까워졌다. 그저 아빠라고 부르지 않았지, 두 사람의 관계는 이미 부녀관계나 다름없었다. “방금 전에 구운 거야. 얼른 먹어.” 서정희는 그저 웃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너무 예뻐하지 마요. 단 음식을 많이 먹으면 충치가 쉽게 생겨요.” “괜찮아요. 작은 조각인데요 뭐.” 방금 전의 차가운 모습과는 선명한 대조를 이루는 친절함이었다. 서정희의 착각인지는 모르겠지만, 임성훈이 예전과 달라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생각해보면 그럴 만도 했다. 누가 자신의 가장 진실한 모습을 안 지 얼마 안 되는 낯선 사람에게 드러내겠는가? “다 조치했어요?” “네.” 염정훈은 도면을 내놓으면서 말했다. “정희 씨, 그리고 이게 크루즈 분포도에요.” 서정희는 승선할 때부터 크루즈가 크다고 생각했었다. 다만 이렇게 클 줄은 몰랐다. 가장 밑층은 카지노였고, 2층은 부정당한 루트를 통해 수집한 골동품, 약재, 무기, 심지어 사람의 장기들도 팔았다. 돈만 있으면 뭐든 살 수 있는 곳이었다. 3층은 세계 탑 사치품 브랜드가 있었고, 4층은 음식점이었다. 돈만 있으면 전 세계 고급 요리들을 죄다 맛볼 수 있었다. 지금 그들이 있는 곳은 숙박 구역이었다. 맨 위층에는 엄청 큰 수영장도 있었다. 돈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생일 파티, 불꽃놀이를 했다. 돈만 있으면, 크루즈 위에서 죽을 때까지 머물러도 된다. 서정희의 시선은 2층에서 멈췄다. “2층에 약재가 많겠네요?” 염정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약재뿐만 아니라, 용한 의사들도 있어요.” “암을 치료하는 전문의가 있다는 말이에요?” “그건......잘 모르겠지만, 제가 가서 알아보고 올게요. 아무튼 정희 씨는 방을 나가지 말아요.” “알겠어요.” 서정희의 병은 염정훈이 내려놓지 못하는 짐이기도 했다. 몸속에 있는 종양이 깨끗해지기 전에는 계속해서 이전하고 확산될 수 있는 위험이 잠재해 있었다. 게다가 단시일 내 재발하면, 지금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