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장

서정희는 감격스러운 얼굴을 했다. “고마워, 반장.” “고맙긴, 애초에 우리 잘못이었는데. 이 일이 새어나갔다면 우리 병원 이미지가 크게 나빠졌을 거야.” 서정희는 그 뜻을 이해했다. “이 일은 누군가가 나를 노리고 벌인 짓이니 너희 병원과는 상관없으니까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게. 나도 네가 비밀 지켜줬으면 좋겠어. 양한서 씨에게도 말하지 말아줬으면 해, 괜히 상대가 경계하면 큰일이니까.” 고개를 끄덕인 양윤범은 이해한다는 눈빛을 했다. “일단 이 일은 잠시 제쳐두고, 난 네가 다시 제대로 된 검사를 받았으면 해. 이번에는 내가 직접 검사해줄게. 무슨 문제가 있으면 빨리 처리할 수 있잖아.” 서정희는 웃으며 말했다. “별 문제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 “하긴, 이 설비들은 다 방사선이 있으니 단기간 내엔 확실히 자주 접촉하지 않는 게 좋긴 하지. 몇 달이 지나서 재검사할 때가 되면 언제든 연락해.” “응.” 양윤범은 온화하게 웃었다. “지금 상태로는 퇴원해도 괜찮아. 이미 퇴원 준비하라고 얘기했어. 아, 그리고 따로 연락처 좀 줘.” 서정희는 그와 연락처를 주고 받은 뒤 양윤범이 준비한 퇴원 증명을 챙기고는 작별 인사를 건넸다. 양윤범은 직접 병원밖으로 배웅했고 전아영은 짓궂게 몇 마디 장난을 건네고 나서야 떠났다. 차 안에서 서정희는 내내 그 일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이 일은 병원 내부 인원과 연관이 있는 게 확실했다. 만약 잘 아는 사람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완벽하게 숨기지는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명확한 증거 없이는 일을 크게 키워봤자 이미지가 안 좋아지니 양윤범은 내켜하지 않았고, 모든 과실을 대규모 수색할 수도 없었다. 크게는 의사부터 작게는 간소하, 정직원부터 실습생, 단기 알바에 병원에 인원만 수천 명일텐데 그걸 일일이 조사할 수도 없었다. 그러니 단서는 오직 감시카메라 하나 뿐이었다. 만약 감시카메라만 회복할 수 있다면 CT 사진을 바꾼 사람을 찾을 수 있었다. 서정희는 손을 뻗어 콧대를 꼬집었다. 얼굴에 피곤함이 가득 묻어 있었다. 옆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