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장
방안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팽팽하게 당겨졌고 공기마저도 얼어붙는 듯했다.
일촉즉발의 국면을 마주한 양한서는 서둘러 분위기를 풀었다.
“대표님, 어쨌든 사모님께서 괜찮으시다니 다행입니다. 참 잘된 일이에요.”
염정훈은 서정희에게서 시선을 거두었다. 마치 서정희 같은 사람과는 한 마디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듯 무표정하게 등을 돌렸다.
“네 주제를 알아.”
참고 또 참던 서정희는 끝내 도무지 참을 수가 없어, 영원히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근자감 넘치는 남자를 향해 들고 있던 죽을 내던졌다.
“주제를 알긴 망할 놈의 주제를 알아!”
분명 당시에 그녀를 쫓아다녔던 것도 염정훈이었고, 결혼을 하자고 했던 것도 염정훈이고 소유욕이 강해 모든 걸 포기하게 한것도 다 염정훈이었다.
지금 그녀를 이런 꼴로 만든 걸로도 모자라 염정훈은 뻔뻔하게 그녀에게 연기를 한다고 질책하고 있었다.
하얀 죽이 염정훈의 등에 뿌려졌고, 쌀알과 국물이 몸에 딱 맞는 고급 정장을 타고 흘러내렸다.
염정훈은 한기 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두 눈에는 감출 수 없는 분노가 어른거렸다.
염정훈이 빠르게 서정희에게 다가갔다. 이건 폭탄의 도화선에 불이 붙은 격이었다. 터질 게 분명했다!
양한서는 다급하게 막아서며 당황한 얼굴로 말햇다.
“대표님, 손이 미끄러져서, 사모님께서는 분명 손이 미끄러져서 그런 걸거예요. 사모님, 무슨 말씀이라도 해보세요.”
서정희는 목을 빳빳하게 세운 채 차갑게 굳은 얼굴로 말했다.
“맞아, 손이 미끄러워서.”
양한서는 한시름을 놓았다.
“대표님, 들으셨죠. 사모님께서는…”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서정희는 겁도 없이 한 마디를 보충했다.
“손이 미끄럽지만 않았다면 네 뒷통수에 던졌을 거야! 확 맞아 죽어버리라지.”
“…”
불난 집에 부채질이지 않은가.
염정훈은 양한서를 밀친 뒤 서정희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이를 악물며 그녀를 불렀다.
“서, 정, 희!”
서정희도 화가 치밀어 터질 것만 같았다. 그녀는 침대맡의 약 바구니에서 약 한 병을 집어들더니 이불을 젖히고는 침대에서 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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