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7장

“펑, 펑!” 아름다운 불꽃들이 연달아 하늘에서 터졌다. 염정한의 돌에도 이토록 큰 규모의 불꽃 축제가 열렸다. 그때는 백지연이 거액을 들여서 정성껏 준비한 것이었다. 그런데 당시 서정희는 감상할 마음이 없었다. 그녀의 기억 속에 가장 아름다웠던 불꽃놀이는 그녀가 열다섯 되던 해, 서재평이 그녀를 위해 준비한 불꽃연회였다. 열다섯은 아무런 고민이 없는 나이였다. 아무런 상처 없이 미래에 대한 동경으로 꽉 차있었던 시기였다. 그때 서재평은 세상에서 가장 인자한 아빠였다. 그날에도 많은 사람들이 집을 찾아와 그녀의 생일을 축하해 주었다. 모찌는 매화나무 위에 누워서 밤하늘의 불꽃놀이를 보고 있었다. 그때 서재평이 말했다. “네가 좋으면, 아빠가 널 위해 해마다 불꽃잔치를 열어줄게.” 하지만 그 뒤로 다시는 자신을 위해 누군가가 불꽃놀이를 준비해준 적이 없었다. 그녀는 오늘이 서재평의 기일이라는 것만 기억하고 내일이 자신의 생일인 것은 까먹었다. 4년 전, 그녀는 임신한 몸으로 염정훈이 자신을 위해 생일파티를 준비해줄 거라고 잔득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염정훈은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서정희는 염정훈이 너무 바빠서 그런 거라고 생각하고, 직접 요리를 해서 그가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그런데 결국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남편인 것이 아니라, 검색어 1위에 오른 남편과 백지연의 화려한 만찬이라는 소식이었다. 무더운 여름 날씨였지만 서정희의 마음은 차디찬 겨울을 맞이했다. 그 뒤로 두 사람은 이혼에 시달렸고, 생일을 쇨 여유가 없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자신의 생일도 까먹게 되었다. 하늘에 새겨진 생일 축하의 문구를 보자, 그제야 자신이 4년이나 생일을 쇠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서정희는 바닷가에서 오랫동안 불꽃놀이를 지켜봤다. 불꽃놀이는 30분이 지나서야 그쳤다. 그 뒤에 드론 쇼도 있었다. 먼 곳에 크나큰 유람선이 서 있었다. 오늘 생일파티 주인공이 위에 있겠지. 불꽃놀이가 끝나고 세계가 다시 고요함으로 바뀌었을 때 파도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