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84장
“반딧불이 가득한 동굴을 본 적 있어요? 진짜 예쁘거든요. 마치 하늘의 별들을 방불케 했어요. 그리고 지구의 눈이라고 불리는 거대한 5색 호수가 있는데, 하늘에서 내려다봤을 때에는 눈을 깜빡거리는 것 같거든요. 그리고 죽음의 계곡이라고 들어봤어요? 남극주의 산 정상에 빙하가 있는데, 이 빙하가 계곡으로 향해 흐르면서 얼음 폭포가 형성됐어요. 그런데 얼음 폭포가 계곡에 떨어지는 동안 사라지는데, 그 광경이 장관이에요.”
임성훈의 얘기를 듣는 서정희의 눈에는 동경의 빛이 서렸다.
“직접 가보고 싶네요. 한평생 가본 곳이 너무 적어요.”
“괜찮아요. 정희 씨는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 거예요. 제가 너무도 많은 시한부 환자들이 살아남는 기적을 봤거든요. 나중에 병이 다 나아서 저한테 돈만 주면 제가 가보고 싶다는 곳은 어디든 모시고 갈게요.”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자 서정희는 담요를 꽉 여미면서 떨어지는 매화꽃을 손으로 받아쥐었다.
모찌는 바람에 흩날리는 매화꽃을 미친 듯이 따라잡으면서 재롱을 피웠다.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운 화면이었다. 서정희는 담담하게 웃으면서 답했다.
“네, 가볼 거예요.”
이 넓은 세상에 가보지 못했던 곳과 해보지 못했던 일이 너무 많았다. 그리고 두 아이가 너무 그리웠다.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면서 힘들었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풀렸다.
임성결은 그녀의 기색이 갈수록 좋아지는 것을 보고, 자주 와서 살폈다.
월말에 임성결가 원희연은 약혼식을 올렸다.
두 가정 모두 손에 꼽히는 명문 집안은 아니지만, 유명한 의학세가였기 때문에 하객들이 많았다.
서정희도 참석하고 싶었지만, 염씨 가문의 사람들에게 들킬까 봐 감히 참석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집에서 원희연이 보내준 사진과 동영상을 보고 있었다. 원희연의 애교 섞인 음성도 함께 날아왔다.
“정희 언니, 못 와서 너무 아쉬워요.”
서정희는 사진을 확대해보았다. 사진 속의 원희연은 달콤한 미소를 지었다. 눈에는 온통 미래에 대한 동경이었다.
옆에 서 있는 큰 키에 잘생긴 임성결도 얼굴에 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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