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6장

서정희는 21일 간격으로 6차례 항암치료를 받았다. 6번째 항암치료가 끝나니 벌써 반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지난 반년 동안 그녀는 매일 지옥의 삶을 살았다. 항암치료의 부작용은 모든 장기에 침투했다.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는 서정희는 일 년 내내 손발이 차가웠다. 지금은 다리에 힘까지 빠지고 뼈가 지끈지끈 쑤셨다. 원희연은 안타까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정희 언니, 6번의 항암치료가 모두 끝냈어요. 언니가 드디어 버텨냈어요. 너무 대단해요.” 침대에 누워 있는 서정희는 온몸에 힘이 없었고 힘도 다 빠진 상태였다. 허약한 몸으로 겨우 입을 열었다. “희연 씨, 나 좀 부축해서 밖에 가줘요. 햇빛 좀 보고 싶어요. 너무 오래 누워있었던 것 같아요.” “네.” 원희연은 서정희가 앉은 휠체어를 밀어 바깥으로 나왔다. 남반구에 있는 나라는 이제야 겨울로 접어들고 있었다. 이곳 온도는 전반적으로 A 시보다 훨씬 따뜻해 가장 추운 계절에도 시내에는 눈이 내리지 않았다. 따스한 겨울 햇볕이 서정희의 얼굴에 쏟아졌다. 햇빛에 눈이 부신 서정희는 손을 들어 머리 위로 비치는 따가운 햇빛을 막았다. “정희 언니, 겁먹지 말아요. 지금은 부작용이 있지만 모두 정상적인 반응이에요. 이제 천천히 몸조리만 하면 돼요. 언니는 젊어서 세포 생성과 신진대사가 매우 빠른 것 같아요. 길어 봤자 반년 정도 쉬면 몸이 많이 좋아질 거예요.” “반년이요...” 서정희는 혼자 중얼거렸다. 이렇게 오래 기다릴 수 없었다. 날짜를 계산해 보니 두 아이는 벌써 한 살 반이 되었다. 한 살 반의 아이는 어떤 모습일까? 이제 엄마, 아빠라고 부르면서 이리저리 뛰어다니겠지? 미숙아로 태어나 또래 아이들보다 키가 작고 야위었을 수도 있다. 미숙아로 태어나면 키우기 더 어렵다. 지한이 분명 많이 신경을 썼을 것이다. 여러 번 고통에 시달릴 때마다 서정희는 그때 안았던 아이를 떠올리곤 했다. 그렇게 작은 아이가 그녀의 품에 꼭 안겼지만 녀석에게 뽀뽀 한번 못 해줬다. 서정희는 허공에 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