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4장
염화진이 먼저 입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염정훈은 찻주전자로 차를 끓이며 말했다.
“말해.”
찻주전자의 디자인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염화진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때 길을 잃고 다른 사람에게 유괴되어 산속으로 팔려간 후 고생을 많이 했어. 나중에 요행히 탈출할 수 있었고...”
얼마만큼 힘들었는지 고난의 과정을 설명하지 않고 지나쳐 버리자 염정훈이 먼저 물었다.
“어떻게 탈출했는데?”
어쨌든 염정훈이 찾아낸 자료는 모두 막연한 것들뿐, 구체적인 과정이 없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염화진은 여전히 많이 설명하지 않았다.
“간단해. 오래전부터 라이터를 숨겨두었다가 쌓아둔 마른 나뭇잎들에 불을 붙였어. 집안이 워낙 가난해서 탈 것도 별로 없었어. 하지만...”
잠깐 멈칫했던 염화진은 말을 이었다.
“불을 붙이기 전에 그 가족들을 방에 가두었어. 그 사람들을 산 채로 태워 죽였지. 한 달 넘게 걸어서야 산에서 나왔어. 화상 상처가 너무 심해 다들 나를 괴물로 알았어. 다행히 마음씨 좋은 사람을 만나 그 후로 몇 번의 수술 끝에 지금의 얼굴이 되었어.”
“왜 집에 돌아오지 않은 거야?”
“오랫동안 갇혀 돼지나 개만도 못한 나날을 보냈어. 매일 돼지우리에서 돼지와 먹이를 뺏고 개집에서 잤어. 내가 어리지만 않았다면 어쩌면 내 몸도 더러워졌겠지. 결백을 지키지 못했을 거야. 그 사람들은 내가 커서 바보 아들의 며느리가 되기를 바랐어. 내가 아무리 죽었다가 다시 살아도 더 이상 일반 사람의 모습이 아닌데 어떻게 오빠를 만나러 올 수 있었겠어? 나중에 겨우 사람 같아지고 나서 오빠를 찾아오고 싶었어. 그런데 그때 오빠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알아? 연애하느라 바쁘더라고. 내가 옆에 다가가도 나를 못 알아봤고. 내가 오빠를 따라다니는 여자로 알고 사람을 시켜 나를 쫓아냈어.”
염정훈은 사실 기억이 없었다. 염화진이 집을 나간 후부터 염씨 가문에서는 광고를 붙이기 위해 많은 돈을 썼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은 염씨 집안의 아가씨가 없어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서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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