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72장

서씨 가문. 서시우는 마침내 고비를 벗어났다. 서시한도 그제야 한시름 놓았다. “형, 드디어 깨어났네. 깨지 못할까 봐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데.” 금방 일어난 서시우의 안색은 여전히 별로 좋지 않았지만 동생을 위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가 어떻게 너를 두고 떠나겠어. 너 머리 좀 봐. 개털처럼 푸석푸석해 졌네.” 디자이너로 일하는 서시한은 옷차림도 스타일리시했다. 요즘 서시우 옆을 지키느라 자신에게 신경 쓸 새가 없었다. 금발 머리도 헝클어져 있어 마치 큰 강아지 같았다. “형, 장난칠 기운까지 있네? 하마터면 재수 없게 죽을 뻔했어.” “재수가 없지는 않지? 잘 살아 있잖아. 이렇게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운이 좋은 거 아니야?” 서시한은 코웃음을 쳤다. “신장 기증자를 겨우 어렵게 찾았어. 그런데 갑자기 이런 일이 생길 줄 누가 알았겠어?” “누가 교통사고를 내고 싶어서 낸 것은 아니잖아. 어쩔 수 없는 일이지.” “형, 형은 마음이 너무 여려. 내가 연초에 연락했잖아. 암시장이든 어디서든 기증자를 찾아 형이 살 수만 있으면 된다고. 형에게 장기를 팔지 않았다고 해도 그런 사람은 얼마 살지 못했을 거야. 다음 환자를 찾아 장기를 기증하겠지.” 여기까지 말한 서시한은 어이없는 듯한 얼굴로 말을 이었다. “형, 우리 서씨 집안도 지난 몇 년 동안은 너무 재수가 없었어. 셋째 동생은 영문도 모른 채 교통사고를 당하고... 요행히 목숨을 건졌지만 두 다리는 불구가 되었지.” 서시우는 피식 웃으며 한마디 했다. “걱정하지 마. 장기기증하는 사람이 분명 또 나타날 거야. 그동안 별일은 없었어?” “응. 큰일은 없었어.” 이때 서시한은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참, 서정희 씨에게서 전화가 왔어.” “서정희 씨?” “응.” “아마 중요한 일일 거야. 우리가 서정희 씨에게 신세 진 게 있다는 거 잊지 마.” “형, 나도 알아. 물어봤는데 아무 말도 안 했어. 그때는 형도 심각할 때라 나도 많이 안 물어봤어.” “분명 무슨 일이 생긴 게 틀림없어.” 서시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