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3장

염정훈도 서정희가 살아있을 것이라고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게다가 그녀가 현재 사는 곳도 곧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덤덤한 얼굴로 말했다. “고마워.” 염정훈의 눈과 마주친 임성결은 그의 눈이 시뻘겋게 물든 것을 발견했다. 살도 많이 빠진 것으로 봐서 분명 요 며칠은 고문보다 더한 나날을 겪었을 것이라 짐작했다. 장례식에 온 사람들은 모두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장례식장에서 피를 보는 것은 그렇다 쳐도 염씨 집안 사람들이 아무도 막지 않았고 심지어 염정훈이 무릎을 꿇도록 내버려 두었으니 말이다. 남자의 무릎은 쉽게 꿇는 게 아니라고 했다. 부모에게만 꿇는 무릎을 아내의 영정 사진 앞에서 오랫동안 꿇고 있으니... 시간은 1분 1초 지나 어느덧 날이 점점 어두워졌다. 염화진은 끝내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심여정이 얼른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정훈아, 그만해.” 염화진 이마의 피는 이미 굳어 더 이상 흐르지 않았고 얼굴은 창백했다. 어찌 된 일인지 염정훈의 머릿속은 온통 항암치료 후 서정희의 애처로운 모습뿐이었다. 어찌 이것뿐이겠는가? 싸늘한 미소를 지은 염정훈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 진영을 보며 말했다. “데리고 가서 이마 상처를 치료해.” 염정훈은 계속 빈소에 무릎을 꿇은 채 그녀에게 사죄하고 있었다. 그렇게 무릎을 꿇은 지도 벌써 하루가 지났다. 염화진은 자기가 이런 식으로 염씨 저택에 돌아올 줄 몰랐다. 잠시 후 그녀는 천천히 눈을 떴다. 얼마나 잤는지도 모른다. 눈을 뜨자마자 귓가에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괜찮아? 몸은 좀 어때?” 소리가 난 곳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검은색 원피스를 입은 심여정이 서 있었다. 심여정은 정성 어린 관심을 보이며 말했다. “움직이지 마. 의사가 뇌진탕이라고 했어. 당분간은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했어. 그렇게 오래 잤으니 분명 배고플 거야. 먹고 싶은 거 없어?” 염화진은 멍한 얼굴로 눈앞에 있는 여자를 바라봤다. 늘 그녀의 꿈에 나오던 그 얼굴이었다. 단지 다른 점이 있다면 한 번도 심여정의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