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6장
염정훈은 더 이상 서정희에게 다가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저 멀리 병실 밖에 서서 들여다볼 뿐이었다.
“진영아, 정희와 정한이 유전자 검사 좀 해줘. 그 결과를 보면 정희도 분명 나를 믿을 거야.”
순간, 진영의 얼굴에 복잡한 감정이 감돌았다.
“염 대표님, 제 말 좀 들어주시겠어요?”
고개를 돌려 진영을 바라본 염정훈은 곧바로 그의 따끔한 한마디를 들었다.
“염 대표님, 대표님과 사모님 사이의 가장 큰 문제는 그게 아닙니다. 우리 모두 대표님과 백지연 씨가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표님이 그동안 사모님을 속이고 상처를 준 것은 사실입니다. 대표님이 아무리 설명한다고 해도 사모님이 지금 대표님의 말을 믿어줄까요?”
염정훈은 방금 격렬히 거부했던 서정희의 모습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믿지 않을 거야.”
“맞아요. 대표님이 친자 확인 유전자 검사결과를 보여줘도 사모님은 아마 조작한 거라고 생각할 거예요. 솔직히 말하면 지금 사모님의 건강 상태는 매우 안 좋습니다. 더 이상 사모님을 자극하지 않으시는 게 지금으로서는 제일 좋은 방법이고요.”
진영은 아주 직설적으로 말했다. 염정훈의 존재 자체가 지금은 서정희에게 자극이 되기 때문이다.
이때 의사들이 병실을 걸어 나왔다. 제일 앞에 있는 사람이 바로 종양과 주임이었다. 그는 염정훈의 신분을 아랑곳하지 않고 정색한 얼굴로 말했다.
“당신 대체 누구예요? 환자가 오래 사는 게 싫어요? 왜 자꾸 환자를 힘들게 하죠? 겨우 안정을 찾았는데 이렇게 또 화를 불러일으켜 피를 토하게 하면 어떡합니까!”
“선생님, 제 아내 상태는 지금 어떻습니까?”
“어떻냐고요? 이대로라면 기껏해야 열흘이나 더 살겠죠. 물론 2, 3일로 끝내고 싶으면 계속 자극하시고요.”
원 선생님은 염정훈의 체면 따위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임성결 여자친구의 큰아버지였기에 임성결을 통해 이 일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염정훈은 권력을 이용해 임성결을 해외 연수로 내쫓았다. 그리고 지금은 아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해 그녀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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