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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1장

서정희는 위가 너무 아파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심여정은 앉아서 가만히 있으려 했으나 이 두 모자가 벌써부터 이렇게 말썽 부릴 줄 몰랐다. 이참에 기회를 봐서 어르신이 서정희를 내쫓게 하려는 속셈인 것 같았다. “염성진, 이 글자가 그렇게 좋으면 나중에 죽은 다음에 묘비에라도 새겨줄까?” 염성진은 언짢은 얼굴로 심여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네가 상관할 일이 아니야. 닥쳐.” 심여정은 서정희의 앞을 가로막으며 염성진을 향해 외쳤다. “닥치긴 뭘 닥쳐!” 순간 염성진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옆에 있던 전화정뿐만 아니라 주위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때 할아버지가 기침을 살짝 하더니 입을 열었다. “이봐, 며느리. 이미지 좀 챙겨. 너의 인색한 시어머니가 관뚜껑 열고 혼내러 올지도 몰라.” 사실 예전에는 심여정이 화를 내며 전화정에게 욕을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때는 심여정도 심씨 가문에서 곱게 자란 아가씨이기에 욕을 해도 실제 욕이 들어간 단어들은 쓰지 않았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이 여자가 어쩌다 이렇게 거칠어졌지? 무슨 말이든 거침없이 입 밖으로 내뱉으니 말이다. “염성진, 눈에 붙어 있는 게 숨 쉬라고 달린 콧구멍이야? 눈 뒀다가 뭐해? 눈이 없으면 머리는 있지? 우리 며느리는 아무도 건드리지 않고 여기에 가만히 앉아 있었어. 저 자식이 와서 우리 며느리를 건드린 거고! 누구도 두 사람이 무슨 대화를 하는지 못 들었는데 네가 뭔데 저 자식 말만 듣고 내 며느리에게 그렇게 말하는 건데? 내 며느리가 바보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신이 온전치 못한 것도 아닌데 왜 너에게 이딴 취급을 당해야 하는 거냐고?” 심여정이 한바탕 쏘아붙인 말에 염성진은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러면서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이 여자의 성격이 예전보다 확실히 더 거칠어졌다. “승하가 뭐라고 했겠어? 관심하는 말밖에 더 했겠어? 심여정! 당신이 내 원망하는 거 알겠는데 우리가 들어와서 살아도 당신 자리 흔들지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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