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82장
염씨 집안은 천지개벽의 변화를 맞이했다. 염승하가 서재를 나오자 오 집사가 그의 뒤를 따랐다. 그의 득의양양한 모습은 그야말로 이루 말할 데 없었다.
한편 거실에 있는 심여정은 삼각관계에 휘말려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전화정은 온갖 수작을 다 부리고 있었고 염성진은 이른바 가부장적인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심여정의 잡고 놓지 않아 그녀의 심기를 더욱 건드렸다.
화가 잔뜩 난 심여정은 염성진의 뺨을 세게 때렸다. 순간 어리둥절한 염성진은 잠깐 멍하니 서 있었다.
오랜만에 만난 심여정은 이제 그를 때릴 정도로 당당한 모습이었다.
심여정의 행동은 전화정을 격분시켰다. 전화정은 자식 감싸듯 염성진을 감싸고 들며 심여정을 공격했다.
순간 온 집안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집안 여주인 두 사람이 머리채를 잡고 싸우고 있었지만 옆에 있는 하인들은 가만히 서 있을 뿐 말리지 못했다.
이효연만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가 전화정을 옆으로 내동댕이쳤다. 바닥에 넘어진 전화정은 그 자리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이때 염승하가 나타나 심여정을 보며 한마디 했다.
“여정 아줌마, 저희 엄마에게 사과하세요.”
전화정 때문에 헝클어진 머리를 정리하던 심여정은 이 말을 듣고 천천히 염승하를 바라봤다.
사실 심여정도 염승하를 똑바로 본 적이 몇 번 없었다. 그중 한번이 아마 오늘일 것이다. 염승하에 대한 기억은 그의 어린 시절에 머물러 있을 뿐이었다. 그때 어린 꼬마는 전화정의 뒤에 숨어 쭈뼛쭈뼛 말도 못 하고 있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염정훈과 어딘가 닮은 듯한 염승하의 얼굴은 차가운 냉기가 감돌고 있었다. 염승하도 그의 엄마처럼 독사 같은 음산한 기운을 풍겼다.
“사과? 말이 된다고 생각해?”
심여정은 치마를 툭툭 치며 대수롭지 않은 듯 콧방귀를 뀌었다.
염승하는 우선 전화정을 뒤로 끌어당겨서 달래더니 다시 고개를 돌려 심여정을 바라보며 말했다.
“여정 아줌마, 본인 주제를 알라는 말 알죠? 저는 아줌마의 일편단심인 사랑을 응원해요. 하지만 자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위해 혼자 이렇게 오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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