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60장
심여정의 병세가 이제 겨우 호전을 보이는 상황에 다시 자극을 받을까 봐 걱정된 서정희는 긴장한 얼굴로 세 사람의 표정을 지켜봤다.
염성진은 그제야 옆에 심여정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잠시 그녀를 보더니 이내 시선을 돌렸다.
뭔가 생각이 많은 듯 보이는 그의 눈빛은 한 마디로 형용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심여정은 염성진을 쳐다보지도 않고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오늘 재수가 없군.”
그 목소리는 별로 높지 않았지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충분히 들을 수 있었다.
심여정은 카운터 아가씨에게 손짓하며 말했다.
“방금 내가 말한 것들 계산해 주세요.”
카운터 아가씨는 살짝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그게... 귀걸이는 저기 염씨 집안 사모님이 미리 주문하신 거라... 현재 저희 매장에 재고가 없습니다. 조금 전에는 저 목걸이와 맞춰서 해 보시라고 꺼내 드린 겁니다.”
염씨 집안 사모님.
이 세 단어는 아이러니하기 그지없었다.
그때 전화정이 다급히 말했다.
“괜찮아요. 언니, 어차피 우리 가족이잖아요. 이 귀걸이가 마음에 들면 언니가 가져요. 나와 성진 씨가 계산하면 되니까. 새로 들어온 사람에게 작은 성의 표시한다고 생각해주세요. 참, 성진 씨. 여기가 정훈이 와이프에요. 아직 만난 적 없죠?”
정말 대단한 여자라고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염성진 앞에서 이해심 많은 척 온갖 연기를 다 하고 있으니 말이다. 서정희는 문득 심여정이 이 여자보다 어디가 못한지 궁금했다.
심여정은 집안도 손가락에 꼽힐 정도로 재벌이었고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아부하지도 않았다. 그녀는 자기 집안에서도 곱게 자란 집안의 보배 딸이었다.
심지어 한 남자를 좋아하는 것마저 전화정처럼 눈치만 살살 살피는 게 아니라 당당히 표현했으니 말이다.
대범하지 못한 염성진인지라 어쩌면 전화정같이 새처럼 재잘거리는 스타일의 여자를 더 좋아할지 모른다.
이때 전화정의 옆에 있던 염성진이 입을 열었다.
“얼마예요? 내가 계산할게요.”
계속 입을 열지 않던 심여정은 두 사람을 싸늘하게 쳐다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서정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