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장
임성결이 떠나고 난 뒤에야 서정희는 그의 손에서 벗어나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
“내가 뭐? 무슨 별 일 있겠어.”
며칠동안의 요양으로 서정희의 안색은 전보다 많이 붉어져 전처럼 기운없어 보이는 모습이 아니라, 염정훈은 작게 중얼거렸다.
“하긴, 넌 늘 건강했지.”
서정희는 속으로 코웃음을 치며 더 설명하지 않고 걸친 옷을 벗었다.
“걱정마세요, 염정훈 씨. 약속했던 조항대로 다시 재혼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
두 사람의 이혼 조건은 염정훈이 고심해 정한 것이었다. 비록 물질적으로 적지 않은 것들을 주었지만 동시에 재혼할 수 없다는 조항으로 그녀의 퇴로를 완전히 막아버렸다.
재혼하려면 10배의 위약금을 내야했다.
그러니까 2조를 말이다.
그녀가 아무렇지도 않게 사인을 할 수 잇었던 건 바로 남은 날이 얼마 없기에 신경 쓸 것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방금 전에 마신 술이 위속에서 뒤섞이며 고통이 한 번 또 한 번 밀려들어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녀는 고통을 억지로 참으며 등을 돌렸다.
하지만 염정훈은 그녀의 손목을 단단히 잡아당겼다. 방금 전 임성결의 손이 닿았던 곳이었다.
“염정훈 씨, 약혼녀가 기다리고 있을 텐데요. 설마 사람들에게 내가 전처라는 걸 알리고 싶은 거예요?”
하지만 염정훈은 서정희의 말을 무시한 채 한 마디만 뱉었다.
“더러워졌어, 깨끗하게 씻어.”
이쯤 되니 서정희는 아픈 건 자신이 아니라 염정훈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혼까지 한 마당에, 자신에 대한 소유욕이 줄기는커녕 오히려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이젠 변태적인 지경에 이르기까지 했다.
강제로 엘리베이터로 끌려간 서정희가 막 따지려는데 엘리베이터가 5층에서 멈추며 술에 취한 사람들이 밀려들어왔다.
미간을 찌푸린 염정훈은 소리없이 뒤로 한 걸음 물러서 서정희를 구석으로 밀어넣었다. 건장한 염정훈의 몸은 소리 없이 다른 사람들을 그녀와 격리시켰다.
서정희는 정장차림의 꼿꼿한 등과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정리된 뒷통수를 쳐다봤다.
염정훈은 일처리를 할 때면 FM으로 처리하지만 가끔은 지나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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