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2장
남자는 분명히 그녀를 알고 있는 눈치였다. 다만 그의 옷차림을 볼 때 그는 일부러 자신을 숨기고 있었고 그 카리스마는 절대 평범한 사람 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온몸으로 위험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렇게 기괴한 남자가 아이 둘을 품에 안고 있었다. 뭐랄까... 마치 맹호가 장미 가까이에 다가가 조심스럽게 냄새를 맡는 것 같이 느껴졌다.
만약 그가 인신매매범이라면 어떤 인신매매범이 아이에게 이렇게 많은 옷을 사주겠는가?
그 생각에 서정희는 가격표에 시선을 돌렸다. 힐끗 눈에 보이는 아무 옷이나 모두 옷 한 벌에 십만 원대를 아울렀고 기저귀에 분유까지 쇼핑 카트 두 대를 가득 채웠다.
그 카트 안에 있는 물건들의 가격만 해도 몇십만 원은 충분히 되었다. 어느 인신매매범이 이렇게 통이 크게 아이 물건을 사겠는가?
게다가 아이들이 계속 울고 있어도 그는 전혀 귀찮아하는 기색 없이 주머니에서 젖꼭지 두 개를 꺼내 아이 입에 물렸다.
젖꼭지가 모두 멸균 팩으로 밀봉된 것으로 보아 외출하기 전, 남자가 미리 소독한 것이 틀림없었다.
남자가 작은 젖꼭지를 아이들의 입에 넣어주자 울음소리도 이내 멈추었다.
두 아이는 남자의 양쪽 어깨를 하나씩 차지해 엎드려 있었고 통통한 얼굴에는 아직 닦지 않은 두 줄의 눈물이 그대로 있었다.
동그란 큰 눈은 서정희 쪽을 향해 바라보고 있었고 콧등이 발그레한 얌전하고 귀여운 모습은 흡사 두 마리의 고양이 같았다.
그런 아이를 바라보는 서정희도 왠지 모르게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보통 아이들은 3개월이 넘어야 사람이 품에 안고 밖으로 다니었지만 서정희가 방금 아기를 안았을 때는 이제 갓 태어난 신생아처럼 아주 가벼웠기 때문이었다.
“사모님, 어디를 보고 계시는 거예요?”
장미란이 싱글벙글 웃으며 서정희 곁으로 다가왔다.
“장씨 아주머니, 저 사람이 안고 있는 아이가 몇 살쯤 돼 보이세요.”
아이를 안고 있는 남자는 엘리베이터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장미란은 그의 품에 안겨 있는 아이를 힐끗 보더니 서정희의 말에 대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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