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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장

다음 날 아침, 마지막으로 서제평의 방에 발을 들여놓은 서정희는 뼈만 앙상한 채 누워 있는 그를 바라보았다. 서제평의 근육은 말도 안 될 정도로 쪼그라들어 있었고 얼굴은 더욱 핼쑥해 보였다. 방 안에는 짙은 약 냄새가 한데 뒤섞여 있다. 서정희는 며칠째 이 방에 들어오지 못했다. 서제평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서... 서정희는 자기가 마음먹는 날이 아버지와 이별하는 날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밤새 내린 폭설로 마당에 눈이 두껍게 깔렸다. 서정희는 두꺼운 블라인드를 옆으로 거두고 창문을 열어 햇빛과 눈보라가 방에 들어오게 했다. “아빠, 바깥의 신선한 공기를 마신 지 꽤 오래됐지? 또 겨울이 왔어. 이번 겨울에도 눈이 많이 내리고 있어.” 서정희의 오른손은 왼손만큼 민첩하지 않지만 일상생활에는 문제없다. 그녀는 눈을 한 움큼 쥐더니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여 눈 깜짝할 사이에 눈토끼 한 마리를 만들어 냈다. “어렸을 때, 눈이 올 때마다 아빠와 마당에서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었었는데. 그때 아빠가 항상 뭐든지 너무 잘 만들었잖아. 그래서 내가 아빠 보고 나중에 아빠가 나이 들면 내가 아빠 휠체어를 밀고 계속 같이 눈사람도 만들고 눈싸움도 하자고 했는데... 이제 그날을 못 기다리겠네... 아빠, 내 마음속에 아빠는 늘 그렇듯 멋지고 잘생긴 모습이었어. 그런데 오늘 갑자기 아빠도 이제 많이 늙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아빠도 많이 왜소해진 것 같아. 아빠도 오래 버티느라 고생 많았지?” 서정희는 눈물이 가득 고인 채로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아빠, 미안해. 내 이기심 때문에 자꾸 붙잡아서 미안해, 이번에는 안 그럴게. 이제 아빠를 놓아줄게.” 그녀의 눈물이 서제평의 얼굴에 한 방울씩 떨어지고 있었다. “사실 나는 아빠가 내 친아버지가 아닌 거 진작부터 알고 있었어. 하지만 그러면 뭐 어때서? 내 마음속에서 아빠가 영원히 내가 제일 사랑하는 아빠면 되잖아. 앞으로 아빠가 내 곁에 없어도 아빠가 준 추억들을 생각하면서 아빠가 나에게 배웠던 것들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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