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8장

“뭐, 뭐라고요?” “아마 태어날 때 질식으로 사망한 듯합니다. 사모님,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6개월이 조금 넘은 아이는 무사히 태어난다고 해도 생존 확률이 높지 않습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사모님의 몸이에요. 아직 젊으시니 아이는 다시 가지실 수 있으실 거예요.” “아니, 전 제 아이가 이렇게 죽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제가 얼마나 힘겹게 오래 품은 아이인데, 저….” “사모님, 킬러들이 곧 도착합니다. 지금 당장 이곳을 떠나야 해요.” “안, 안 돼요! 아이들을 버려두고 갈 수는 없어요.” 민 의사는 그런 것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녀가 받은 명령은 서정희를 보호하는 것이었고 그다음이 아이였다. 아이와 서정희가 동시에 위험해졌을 때 그녀는 우선적으로 서정희의 이익을 고려해야 했다. “사모님, 죄송합니다.” 민 의사는 서둘러 그녀를 업었다. 옷 위에 버려진 두 아이를 본 서정희는 눈물과 빗물이 섞여 줄줄 흘러내렸다. “안돼! 내 아이!” 민 의사는 그녀를 업은 채 힘겹게 벼랑 위를 기어올랐다. 평소에 늘 훈련을 하는 터라 신체적 소양이 일반인보다 훨씬 좋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서정희를 업은 채로는 몹시 힘이 들었다. 비는 쏟아져 내리고 있었고 이따금씩 들려오는 파도 소리에 그녀는 감히 뒤를 돌아볼 수가 없었다. 명훈에게 총을 던져준 그녀는 앞뒤로 서정희를 보호한 채 벼랑 위를 힘겹게 등반했다. 예닐곱 명의 킬러들이 잇따라 서정희의 뒤를 쫓아갔고 죽은 아이를 지나칠 때 그 누구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그들의 목표는 전부 서정희였다. 그러다 마지막 한 사람만이 걸음을 늦추더니 멈춰서서는 아이를 안아 들었다. 아이는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 조금의 온기도 얻지 못한 채 나른하게 늘어져 있었다. 마치 버림받은 강아지 같은 모습이었다. 아이의 등을 토닥이자 두 아이는 입에서 양수를 왈칵 토해냈고 그제야 응애 울었다. 그는 황급히 자신의 방수복을 열어 아이를 자신의 살에 맞닿게 가슴팍으로 안아 뜨거운 온기로 아이의 몸을 녹여주었다. 아이들은 몹시 얌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