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13장

이른 아침, 서정희는 악몽에 시달리다 잠에서 깼다. 지난밤의 악몽은 여전히 아주 뚜렷하게 기억 속에 남아 있었고 그녀의 등은 식은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녀는 최근에 줄곧 마음이 편했고 이렇게 무서운 꿈을 꾼 적이 없었다. 서정희는 침대에서 내려 샤워하러 화장실로 갔다. 샤워기 헤드 아래에서 그녀의 불룩한 뱃속은 아주 소란스러웠다. 두 아이는 샤워를 아주 좋아하는 것 같았고 매번 그녀가 샤워할 때마다 움직임이 활발했다. 물은 너무 뜨겁지 않았고 부드러운 물방울이 배 위에 떨어졌다. 다른 임산부들은 피부가 거칠고 얼굴의 털도 많아졌지만, 이상하게도 서정희는 피부가 오히려 아주 부드러웠다. 제일 아름다운 임산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녀는 배를 어루만지며 아이들을 진정시켰다. 이제 아이를 가졌으니, 삶에도 기대가 생겼다. 방금 욕실에서 나와 기분이 아직 진정되지 않았고 방안도 쥐 죽은 듯 조용하여 그녀는 휴대폰을 들었다. 밖의 세상과 연락을 두절하고 산지 몇 개월이 지났으니, 큰일이라도 벌어지지 않았는지 호기심이 생겼다. 하지만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차단한 것처럼, 인터넷에서는 이제 염정훈과 백지연에 관한 소식은 검색할 수 없었다. 지난 3개월 사이에 서정희와 염정훈은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 아마 염정훈은 지금쯤 백지연의 옆에서 좋은 남편 역할을 충실히 실행하고 있을 것이다. 진아영은 늦은 밤만 되면 SNS에 슬픈 글을 올리고 다음 날은 다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요즘 잘 지내고 있는 듯했다. 비록 사장은 까다로운 사람이긴 하나 돈도 많이 주니 말이다. 그리고 예전에 만났던 사람들도 큰 변화가 없었다. 서정희의 시선은 그들 중의 한 사람이 공유한 소장품 경매 링크에서 멈췄다. 그녀는 비록 경매에 큰 관심이 없었으나 소 씨 가문에서 가지고 있던 물건들이 없나 확인하기 위하여 링크를 클릭했다. 하지만 의외로 정말 아버지가 항상 외우시던 쌍둥이 옥패를 발견했다. 그 옥패는 소 씨 가문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온 옥패였다. 서제평이 가끔 그녀의 말에 손가락을 움직이